그런데 이 기사 취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사실을 발견했다. 국내에 한옥에 대한 전반적인 통계가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 수십년간 한옥이 얼마나 사라졌는지는 둘째치고, 현재 전국 한옥 수가 얼마인지 파악하고 있는 기관이 전무했다.
취재차 만난 서울시 등 지자체 관계자들은 “한옥은 건축물 대장에 목조건축물로 기재되는데 해당 건축물이 진짜 한옥인지 파악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도 “2010년 이전 자료는 없으며 위성사진 등을 바탕으로 2011년 조사한 한옥 추정치만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위성사진에서 기와 지붕 등 한옥의 특징을 보이는 집을 ‘잠정 한옥’으로 집계하고 있는데 양옥도 기와 지붕인 경우가 있어 현장 조사를 실시한 일부 지역을 빼고는 정확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는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과 크게 대비된다는 게 한옥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교토 지역 등을 중심으로 민간과 지자체가 공동으로 문화재급 건축물 이외 보존할 만한 전통 가옥을 가려내 보존하고 확산시키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국 80여곳을 ‘전통 건축물 보존지구’로 지정해 관리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프랑스 파리, 이탈리아 로마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는 전통 가옥 지역을 관광지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한옥 진흥 정책을 추진 중인 정부는 최근에서야 기와 지붕으로 된 집을 방문해 한옥 현황을 조사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일부 조사지만 전국에서 한옥이 가장 많은 곳이 서울이나 전주, 안동 등이 아니라 대구라는 사실도 새로 밝혀졌다. 대구에는 전주의 네 배가 넘는 1만여가구의 한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는 정부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 자료다. 정부의 한옥 보존 및 육성책에 대해 ‘깜깜이 정책’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