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테이의 진화…단지안에 병원·학원도
국토교통부가 최근 실시한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기업형 임대주택(뉴 스테이)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롯데건설은 종전 임대주택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독특한 아이디어를 냈다. 세입자에게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비데 등 5가지 가전제품을 싸게 빌려주는 것이다. 계열사인 롯데렌탈을 통해서다. 사업지 인근 동탄일반산업단지 근로자 7000여명을 겨냥했다. 주방과 거실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 개념도 도입했다. 석균성 롯데건설 상무는 “입주민이 월 10만원 정도 내면 4년 뒤 가전제품을 소유하는 방식”이라며 “지역 실수요자 맞춤형 구조”라고 설명했다.

부대시설과 서비스를 지역 입주민 요구에 맞춘 맞춤형 뉴 스테이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가전제품 렌털, 단지 내 교육시설 특화, 이웃 간 재능기부 시스템 도입 등 기존 분양 아파트보다 입주민 서비스가 더 다양해지고 있다.

○병원·SSM·보습학원이 부대시설

충북혁신도시 뉴 스테이 사업자로 선정된 우미건설은 아파트 부대시설로 병원, 대형 슈퍼마켓(SSM), 어린이 영어학원과 보습학원 등을 넣을 예정이다. 혁신도시 입주민 상당수가 어린아이를 둔 젊은 부부라는 조사에 근거한 것이다. 1300가구의 원활한 입주를 위해 입주 시기로 5개월 차이를 두고 2차로 나눴다.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은 “상가 일부를 시설투자 차원에서 저렴한 조건으로 학원에 임대해 입주민 자녀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이 오는 12월 동탄2신도시에서 선보일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는 입주민들이 서로 재능을 나누는 마을공동체 개념을 도입한다. 단지 내 커뮤니티시설과 독서실 등에서 재능 기부 주민이 방과후 학교와 서예교실 등을 여는 방식이다.

단지 내 공동 텃밭에서 유기농 식재료를 재배하며 자동차 자전거 장난감 캠핑용품 등을 나눔센터에서 대여하는 공유서비스를 활성화할 방침이다. 홍순범 대우건설 상무는 “임대주택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입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을 가꾸는 방식을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화 서비스 경연장

건설회사들이 뉴 스테이에서 새로운 주거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림산업이 이달 초 인천 도화지구에 선보인 뉴 스테이 1호사업(e편한세상 도화)은 210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만1258명이 몰려 평균 5.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서홍 대림산업 주택사업실장은 “품질 수준을 일반 분양 아파트와 동일하게 하고 브랜드도 같이 사용하면서 임대 수요자 거부감이 사라졌다”며 “임대료도 주변 시세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책정한 게 인기 요인”이라고 말했다.

1차 사업 단지가 입주자 모집에 성공하면서 건설회사들도 뉴 스테이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연내 대우건설을 비롯해 한화·반도·KCC건설 등이 4000여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정부 지원책도 사업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국토부는 건설회사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공공택지 내 일정 면적을 뉴 스테이 사업자에 먼저 공급하고 뉴 스테이 촉진지구에서는 용적률과 건폐율을 법정 상한선까지 높일 수 있도록 했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뉴 스테이 사업이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자 건설회사들이 시범사업 등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이현일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