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면적 7만9341㎡)에 국내 최고 높이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짓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개발 계획이 본궤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9월 10조5500억원을 들여 부지를 사들인 지 9개월 만이다.
삼성동 한전부지 115층 개발 본격화…현대차그룹 "1조7030억 서울시에 기부"
서울시는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 개발구상 및 사전협상 제안서’를 보완해 제출함에 따라 본격적인 사전 협상을 시작한다고 23일 발표했다. 서울시와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날 서울시청에서 만나 협상 진행 일정 등을 조율했다.

현대차그룹은 제안서를 통해 한전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15층, 최고 높이 571m(용적률 799%)의 그룹 통합 사옥을 포함한 GBC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옥 옆에는 지상 62층 높이의 호텔·업무시설과 전시·컨벤션센터, 공연장 등을 건립할 예정이다. 내년 10월 국내 최고층으로 완공될 예정인 잠실 롯데월드타워 123층(555m)에 비해 층수는 낮지만 높이는 16m 더 높다.

현대차그룹은 서울시와 사전 협상을 진행하면서 GBC 최종 설계를 확정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안서에서 올해 말 사전 협상을 완료하고 내년에 건축 인허가를 받은 뒤 2017년 초 착공에 들어간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의 발주를 받아 진행된 도시행정학회의 용역 결과 GBC 건설과 운영을 통해 20여년간 262조6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하고 연간 6만2000~7만4000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옥 건립을 위한 공공기여금(기부채납액) 납부액으로 1조7030억원을 예상했다. 현재 전체 면적의 95%가량이 제3종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한전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것을 전제로 공공기여율 36.75%를 적용한 액수다. 공공기여금 금액은 앞으로 진행될 협상 과정에서의 용적률 조정과 부지에 대한 서울시의 감정평가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도시계획과 건축 관련 위원회를 통해 용적률을 최종 확정한 뒤 외부 감정평가기관의 감정을 받아 한전 부지의 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제안서를 바탕으로 강남구 등 관련 기관과 협의 절차를 거친 뒤 시 및 현대차그룹 협상단과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협상조정협의회를 통해 사업 내용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감정평가를 통해 공공기여금 액수를 확정하는 사전 협상이 완료되면 한전 부지 일대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한 뒤 건축을 허가할 예정이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