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임대 가능한 주택·오피스텔 인기몰이
외국인 임대 가능한 주택·오피스텔 인기몰이
삼성물산이 서울 용산 한강로2가에서 분양하는 아파텔(아파트 구조를 가진 오피스텔) ‘래미안 용산 SI’는 이달 들어 하루 20실 이상 팔리고 있다. 주요 매수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임대사업을 하려는 자산가나 거주 환경이 뛰어난 외국인 밀집지역에 살고 싶어하는 이들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외국인 임차 수요가 많은 지역임을 감안해 첨단 사무공간에서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구성해 공급하는 상품”이라며 “새 모델하우스를 열기도 전인데 실수요자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외국인이 모여 살거나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사업 수익률이 내국인 대상 임대수익률에 비해 높아서다.

◆외국인 선호지역 분양 물량 인기

서울에선 대사관 직원, 글로벌 기업 임직원 등이 많이 거주하는 용산과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는 홍대 주변에서 공급되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 등 용산에 공급된 주상복합아파트는 중대형 평형이어서 한때 미분양 물량이 많았지만 요즘에는 미분양 물량을 찾을 수 없다. 최근에는 삼성물산이 공급하는 래미안 용산 SI 등 주거형 오피스텔로 매기가 이어지고 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미드미디앤씨의 이월무 사장은 “용산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기존 단독주택이나 아파트에서 새로 공급된 고급 주상복합으로 많이 옮기고 있다”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단기임대를 하면 연 10%의 수익률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이 합정역에서 지난달 공급한 마포 한강2차 오피스텔은 계약 시작 1주일 만에 모두 팔렸다. 전용 25㎡ 분양가격이 3억원에 육박했음에도 매입 경쟁이 치열했다. 외국인도 5명 계약했다. 분양 관계자는 “인천공항철도가 개통한 뒤 홍대 주변이 외국인 단기 방문객 체류 지역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임대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공급 물량은 거의 없어 연 5% 안팎의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이들이 계약했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제주의 열기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분양한 제주 삼화지구 미분양 단독주택용지는 평균 263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희소가치 있는 곳 노려야

외국인이 국내 부동산시장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제주 땅값이 중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두세 배 오른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인 입질이 본격화된 홍대 주변 단독주택값도 최근 3~4년 동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서울 명동, 가로수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곳의 상가 임대료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1년 새 홍대 상권 평균 임대료 상승률은 43%를 넘었다. 가로수길이 있는 신사역(서울 지하철 3호선) 일대 임대료도 평균 34% 뛰었다.

김능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미군 부대가 이전하는 경기 평택에선 수익형 부동산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서울 요지와 추가 공급이 나오기 힘든 지역에서 공급되는 물량을 선별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