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많은 지방 도시에서 분양된 새 아파트들이 잇따라 청약 1순위 마감에 성공하며 새해 분양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천안 백석3차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주택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기업이 많은 지방 도시에서 분양된 새 아파트들이 잇따라 청약 1순위 마감에 성공하며 새해 분양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천안 백석3차 아이파크’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이 주택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지난 15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은 충남 천안시 백석동 ‘천안 백석3차 아이파크’는 678가구 모집에 8634명이 몰려 평균 12.7 대 1의 청약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최근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인 전용 74㎡A형은 경쟁률이 23.8 대 1에 달했고, 중대형인 99㎡A형도 2.1 대 1로 마감되는 등 5개 주택형 모두 천안시 거주 1순위에서 청약이 끝났다. 이동훈 현대산업개발 홍보마케팅팀 과장은 “수도권 지하철 천안역과 두정역이 가깝고 대형마트 등 편의시설도 많아 실수요자들이 청약에 적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새해 첫 달 아파트 신규 분양 시장은 산업단지 인근 등 배후수요가 탄탄한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분양 물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공급 과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지만 이른바 ‘새 아파트 신드롬’ 영향으로 분양 시장 활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산업단지의 힘'…포항·창원·천안 1순위 완판
○‘기업 도시’에 청약자 몰린다

'산업단지의 힘'…포항·창원·천안 1순위 완판
경북 포항과 구미를 비롯해 경남 창원과 충남 천안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많은 곳에서 이달 분양한 4개 아파트는 모두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포항시 학산동에서 지난주 분양한 ‘포항 영일대 우방아이유쉘’은 290가구 모집에 6381명이 신청해 평균 30.5 대 1의 청약 경쟁률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인터넷 청약 제도가 시행된 2007년 이후 포항 시내 분양 아파트 중 최고 경쟁률이다.

청약 1순위에서 완판된 천안 백석3차 아이파크가 들어서는 천안은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산업단지 13곳이 모인 덕분에 지난해에만 인구가 2만여명 늘어나고 작년 하반기 분양 아파트는 모든 가구가 청약 1순위에서 마감됐다.

대규모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된 창원과 구미에서 나란히 분양한 ‘창원 감계 푸르지오(5.4 대 1)’와 ‘구미 강변 코오롱하늘채(3.1 대 1)’도 청약자들이 몰리며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기계와 전자 등 대기업 제조공장이 모인 창원과 구미는 최근 몇 년 새 분양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규 주택수요가 적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분양 바통 이어받은 수도권

연초 분양시장 분위기는 다음주 청약을 받는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분양 성적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노후 주택 교체 수요와 신규 수요 등 실수요뿐만 아니라 분양권 매매 등 시세차익을 겨냥한 투자수요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분양시장에 진입하느냐가 관심거리다.

서울 시내 마지막 택지지구로 꼽히는 마곡지구에서 오는 21일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1194가구)’가 1순위 청약 접수에 들어가고, 22일에는 수도권 최대 신도시인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움 3차(1695가구)’와 인천 송도국제도시 ‘호반베르디움 2차(1153가구)’가 나란히 청약을 받는다. 3개 단지 모두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서울(마곡)과 인기 신도시(동탄2),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 등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상당한 상징성을 가진 지역이라는 점에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올해 분양시장의 무게추가 서울 재건축·재개발과 수도권 택지지구에 기울어 있는 만큼 이들 세 곳 단지의 청약 성적으로 분양시장 활황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