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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KB금융의 '林채널'과 '李채널'

김일규 금융부 기자 black0419@hankyung.com
이건호 국민은행장은 지난 26일 조근철 IT본부 상무를 해임하고 전산교체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조 전 상무는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가 지난 21일 중징계를 내린 사람이다.

이 행장은 조 전 상무와 함께 중징계를 받은 김재열 KB금융지주 전무(최고정보책임자·CIO)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김 전무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행장에게 인사권이 없기 때문이다. 지주사는 김 전무에 대한 인사 조치 계획이 현재까지 없다.

이를 두고 KB금융 안팎에서는 조 전 상무가 지난해 말 국민은행 IT본부 상무가 되는 과정부터가 문제였다고 지적한다. 조 전 상무는 은행 임원이지만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이 밀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제재심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한다. 제재심에 나온 한 관계자는 “임 회장이 IT본부 상무 교체를 강권했으며 직접 조 전 상무를 추천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행장과 임 회장 간 ‘인사권’ 다툼이 내분 사태의 직접적인 배경이었던 셈이다.

이로 인해 KB금융 내부에서는 ‘임채널’과 ‘이채널’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2001년 통합 국민은행 출범 후 갈등을 일으켰던 ‘1채널(옛 국민은행 출신)’과 ‘2채널(옛 주택은행 출신)’에 빗댄 말이다. 임 회장 측 사람은 ‘임채널’, 이 행장 측 사람은 ‘이채널’이라는 의미다.

KB금융의 한 임원은 “임 회장과 이 행장이 갈등을 일으키면서 두 사람 중 어느 쪽에 줄을 서는지에 따라 임원들의 운명이 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은 각각 임기를 2년 정도 남겨두고 있다. 지주사 회장과 행장으로서 불편한 동거를 2년 더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관계로는 KB금융 내 ‘임채널’과 ‘이채널’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2년 뒤엔 두 사람 모두 KB금융을 떠난다. 남은 임직원들이 사분오열된 뒤다. KB금융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진심으로 화합을 하든지, 지금이라도 책임을 지고 떠나는 것이 맞다는 게 임직원들의 공통된 생각이라는 점을 두 사람은 알아야 한다.

김일규 금융부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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