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분양을 앞둔 서울 용산역과 LS타워(옛 국제빌딩) 사이 ‘용산역 전면3구역’ 부지에서 시공사 삼성물산이 30일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다음달 분양을 앞둔 서울 용산역과 LS타워(옛 국제빌딩) 사이 ‘용산역 전면3구역’ 부지에서 시공사 삼성물산이 30일 기초공사를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6·4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가 된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주변에서 다음달부터 주상복합과 오피스텔 공급이 줄을 잇는다. 한때 3.3㎡당 4000만원 이상으로 거론됐던 주상복합 분양가를 2900만원 전후로 대폭 낮춘 것이 특징이다.

○분양가 2900만원대로 낮춰

5년 뜸들인 분양 시작…용산의 봄 오나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용산역 인근에서 고급 주상복합 984가구와 오피스텔 2921실이 순차적으로 분양된다.

삼성물산은 용산역 바로 앞 ‘용산역 전면3구역’에 짓는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을 다음달 분양한다. 주상복합의 경우 3.3㎡당 2900만원 전후의 분양가를 예정하고 있다. 조합은 부동산 폭등기인 2007년 3.3㎡당 4000만원의 분양가를 고려한 바 있다. 오피스텔은 3.3㎡당 1500만원 선에서 공급한다.

인접한 ‘용산역 전면2구역(용산 푸르지오 서밋)’에서도 5월 분양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전면3구역과 비슷한 수준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2008년 철거과정에서 ‘용산참사’가 발생했던 ‘국제빌딩4구역’도 삼성물산컨소시엄과 조합의 시공 계약 재합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가장 가구 수가 많았던 공급면적 198~231㎡(옛 60평대)를 대폭 줄이고 132~135㎡와 182㎡(옛 40·41·55평)를 450가구로 늘렸다. 전체 가구 수는 493가구에서 638가구로 증가했다. 늦어도 하반기 중 전면2·3구역보다 3.3㎡당 100만~150만원가량 낮은 가격에 분양할 계획이다.

이처럼 분양가가 뚝 떨어진 것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좌초되면서 용산의 인기가 옛날 같지 않아서다. 주상복합과 대형 평형의 인기가 낮아진 것도 요인이다. 이런 이유로 2010년 인근 국제빌딩3구역에서 3.3㎡당 3600만원에 공급된 ‘센트레빌 용산 아스테리움’이 미분양으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중대형 평형 먹힐까?

2012년 철거되기 전까지 홍등가로 유명했던 용산역 일대를 주상복합타운으로 바꾸는 이들 프로젝트는 부동산 침체로 4~5년간 답보 상태였다. 하지만 조합과 건설사가 협의해 분양가를 내리고 주택 크기를 줄이는 등 사업계획을 변경하면서 최근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분양 성패에 대해선 낙관적인 시각이 조금 우세하다. 용산역 전면3구역의 분양대행사인 미드미디앤씨의 이월무 사장은 “강남 집값이 작년 하반기부터 반등한 점을 고려하면 용산은 지금이 바닥”이라며 “미래를 감안할 때 3.3㎡당 2900만원대에 분양되는 주상복합은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대형 주상복합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탓에 분양이 단번에 이뤄지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인규 부동산국제마스터연구소장은 “일반 아파트에 비해 전용률(공급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이 낮아 선호도가 떨어졌기 때문에 초기 분양전략을 잘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