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가 '돈' 됐다…이스트팩·슬램덩크 '불티'
안방극장을 추억에 물들게 했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종영 된 후에도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20~30대들이 그때 그 시절을 회상하며 드라마 관련제품과 복고제품들을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삐삐, 다마고치, PC통신, 이스트백, 더플코트 등 작은 소품들이 드라마에서 눈길을 끌면서 인터넷몰에서도 당시의 패션스타일과 놀이문화가 판매로 연결되고 있다.

26일 인터파크에 따르면 '이스트백', '잔스포츠' 등 당시 크게 유행했던 백백은 최근 한달간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 증가했다. 인기가 높은 '이스트백 PADDED PAKR(4만 원대부터)'는 다양한 컬러와 패턴을 갖춘 베이식한 디자인으로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폭넓게 판매되는 제품이다. 2012년에는 프린팅이 들어가고 모양도 더욱 다양해져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주인공들이 자주 보던 당대의 인기 만화책 슬램덩크도 드라마 방영과 함께 판매량이 부쩍 증가했다. 인터파크도서에서 판매중인 <슬램덩크 완전판 프리미엄 1~24 세트>는 드라마가 방영된 7~9월의 매출이 직전 4~6월 매출대비 9배나 증가했다.

1990년대의 상징 청청패션도 올 가을 뜨겁게 부활하고 있다. 오버사이즈에 상하의 같은 톤의 청청패션에서 2012년에는 상하의의 컬러톤을 다르게 매치하고 슬림핏을 강조한 것이 차이점이다. 은지원-신소율 커플처럼 연인, 친구에게 음악으로 위로를 주거나 함께 감상하며 감동을 나눌 수 있는 '듀얼 이어폰잭(4000원대)' 등도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다마고치(2700원), 추억의 DDR/PUMP(2만원대) 등도 재조명 받고 있는 90년대 추억 놀이감도 판매가 늘고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상품은 드라마 전반에 걸쳐 적재적소에 삽입돼 저마다의 감성에 젖게 했던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앨범이다. 27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17일부터 예약판매를 진행하고 있는 인터파크도서(book.interpark.com)에 따르면 <응답하라 1997 OST>는 예약 판매 개시와 동시에 주문이 몰리고 있다. 동방신기, 빅뱅, XIA준수, 비스트 등 쟁쟁한 아이돌 가수의 음반을 모두 제치고 음반/DVD 랭킹 종합 4위에 올랐다.

이번 OST는 신원호 PD가 엄선한 감독판으로 키스신과 함께 흐르는 양파의 ‘애송이의 사랑’, 카세트플레이어 안에서 영어 듣기 대신 흘러나오는 젝스키스의 ‘커플’, 시원을 보며 윤제가 열창하던 사준의 ‘메모리즈’ 등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였던 90년대 명곡 15곡이 수록돼있다.

앨범 구매자를 살펴봐도 실제로 90년대 HOT나 젝스키스 등 원조 아이돌에 열광했던 30대가 40.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대가 32.9%로 나타났고 40대가 14.4%로 10대(10.2%)들보다 오히려 구매율이 높았다. 성별로는 남성이 21.6%, 여성이 78.4%로 20~30대 여성들의 공감을 일으킨 것으로 해석된다.

주세훈 인터파크도서 상무는 “주인공들과 같은 나이대로 90년대를 보냈던 30대에게는 추억을, 지금의 아이돌 문화를 이끌어가는 10~20대들에게는 공감을 안겨줬던 드라마의 성공은 사회전반에 걸쳐 복고 신드롬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