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유명 건축가 모셔라"…주택업계 디자인 경쟁
오는 24일 모델하우스를 여는 ‘대구 월배 아이파크’의 조경과 아파트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벤 판 베르켈과 로드베이크 발리옹이 맡았다. 베르켈은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명물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로 국내 섬유산업의 메카인 대구의 특징을 아파트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패션 소재로 쓰이는 패브릭(fabric·섬유) 조직을 건물 외관에 형상화한 게 돋보인다. 아파트의 층과 가구별 구분도 정형화된 섬유조직 무늬를 통해 구분함으로써 세련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수원 아이파크 시티에서 주제에 따라 조경과 주거시설 디자인을 차별화해 호평을 받았던 발리옹은 이번에도 섬유 패턴의 도로 포장, 대나무 진입로 등 이채로운 조경설계를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건축가들이 제안한 개념과 조형미를 그대로 살려서 시공하려면 건축비가 높아지지만, 지금까지와는 다른 3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를 브랜드타운으로 만들기 위해 내외부 디자인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주택시장 침체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유명 건축가가 참여한 디자인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건축설계가 잘된 아파트는 거주자들의 만족도 향상은 물론 지역의 랜드마크로 부상해서 주택가치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동부건설의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용산’도 미국 최대 디자인 설계업체인 RTKL이 설계를 했다. ‘열십(十)’자 모양의 독특한 외관을 적용, 모든 가구에서 용산·한강 등 ‘3면 조망’이 가능하다. 덕분에 외국계 기업 고위임원과 외교관 등 외국인 거주수요가 많아 전용면적 191㎡형은 월세가 1000만원에 이른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요진건설산업이 하반기 경기 고양 백석동에서 분양하는 ‘와이시티’ 복합단지는 일본 도쿄 롯폰기힐스와 중국 상하이 힐스를 만든 모리사와 미국의 초고층 설계전문가 디스테파노 등 세계적인 설계업체들이 참여한다. 와이시티는 지상 59층 아파트 6개 동 2404가구와 오피스텔 판매시설 등으로 구성된다.한국주택협회 관계자는 “주택부족 현상이 서서히 해소되고, 완전한 품질경쟁시장으로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주거 디자인과 편의성 등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