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것은 닛케이의 분석이다. 닛케이는 반도체 메모리 등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경영 체력과 민첩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분야에서 한국이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고 적고 있다. 특히 소유자 혹은 창업자가 직간접으로 경영을 지배하고 있는 지배구조에 대해 일본 기업들은 깊은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 삼성의 성장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분야에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도 말한다. 소위 한국식 재벌 경영 방식의 이점이 뭔지를 일본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전문화에만 치중해 포트폴리오의 이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일본 경영방식에 대한 반성도 내심 담고 있다. 집단지도체제 유사한 일본형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도 활발하다.
오늘날 한국 경제를 일군 저력이 대기업 집단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일본만이 아니라 세계 경영학계에선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최근호는 직원들이 한 분야에만 매달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삼성의 경영 방식을 혁신의 좋은 사례로 꼽고 있을 정도다. 갈수록 시공간이 압축되어 가는 경영환경이다. 기술과 기술 간, 산업과 산업 간 융·복합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창조적 플랫폼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창조적 생태계에서 계속적인 혁신을 일구지 못하면 메가컴피티션 세계에서 곧바로 뒤처지고 만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어떻게 하면 기업을 때리고 파괴시킬 수 있을지에만 골몰한다. 국가경쟁력이 바로 기업경쟁력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물론 아랑곳하지 않는다. 해외 학계가 인정하는 한국 기업의 장점이다. 다각화와 전문화 투자를 절묘하게 병행하고 소유경영과 전문경영인 경영의 장점을 조화롭게 접목해 낸다. 한국 기업이 이룩한 성과의 원인이며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