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도 온라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발품이라는 단어가 ‘클릭’이라는 단어로 교체되고 있습니다. 중개업소도 동네 복덕방 수준에 머무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무장한 젊은 중개업소에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동산 마케팅대행업체인 로피엠의 심가용 대표(35)는 여러 부동산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마케팅 전문가다. 서울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교대역 인근 한국부동산교육원의 온라인 사업 담당 이사도 맡고 있는 심 대표는 아파트 동호회 시숍(남양주 지금동 한화꿈에그린), 재개발아파트 임원(구리 교문동) 등을 역임했다.

심 대표는 경쟁 구도에 있는 중개업자들이 매물이 노출되는 것을 우려해 온라인 광고나 포털 커뮤니티 공간을 대부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분기별로 바뀌는 SNS마케팅 기법을 배워 실전에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강의를 하다 보면 인터넷을 딴 세상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며 “온라인 시대에 포털과 커뮤니티를 장악하는 사람이 진정한 투자 및 거래 고수”라고 말했다.

◆누구나 정보 고수가 될 수 있다

일반인들도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이나 부동산114 닥터아파트 부동산써브 등 정보제공업체를 이용한다. 다만 아파트 시세를 파악하는 수준에 머문다. 포털과 정보업체만 잘 활용해도 아파트 정보 고수가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심 대표는 아파트를 잘 사는 방법 중 하나는 온라인 문을 두드리는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정보제공업체의 시세 코너에는 과거 10년전과 미래 1년 후의 시세를 예측하는 솔루션이 있다. 정보업체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아파트 가격 평가 모델이다. 매수자가 이 시세를 참조하면 아파트 가격 추이와 입지에 따른 가격 타당성, 향후 가격 변화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그는 또 특정 아파트 단지에 관심이 있으면 정보제공업체의 ‘아파트동호회’에 가입할 것을 권유했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입주자동호회도 단지에 관심이 있는 실수요자라면 회원으로 받아준다. 심 대표는 “건설회사와 단지의 관계, 층간 소음에 따른 분쟁 내력 등 내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실제 아파트를 사서 입주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아파트관리소 사람들 커뮤니티(apt-total.com/xe)’도 가입할 만한 사이트다. 이곳에는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과 정보, 해결 방안 등이 실시간으로 올라온다. 2002년 이전 아파트 설계도면도 대부분 올려져 있다. “언제 발코니 확장 공사를 했는지도 단지 도면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비가 새거나 시공 잘못을 따질 때도 필요합니다.”

◆중개업소도 온라인 활용 필수

전국 8만4000여개 중개업소가 포털 및 기타 온라인 광고로 연 1조원에 가까운 돈을 쓰고 있다. 심 대표는 온라인 광고를 할 때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이 다양하다고 강조했다.

먼저 포털 검색서비스에서 키워드를 구체화(핵심+조합키워드)하면 비용이 크게 절감된다. 예컨대 네티즌이 ‘논현동+강남 파라곤’과 같은 동+단지명으로 검색할 경우 키워드를 신청한 광고주에게 발생하는 클릭당 비용이 70~800원 정도인 반면 ‘강남+오피스텔’처럼 지역+명칭으로 검색할 경우 클릭당 단가가 평균 1200원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심 대표는 “키워드 누적 횟수를 높이고 블로그나 카페의 콘텐츠 질을 향상하고 키워드 조합을 잘 하면 비용 없이도 충분히 포털 검색 상단에 노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포털의 부동산 커뮤니티도 활용 가치가 높다는 조언이다. 부동산 커뮤니티 내 ‘지금, 우리 동네는’이나 ‘우리 동네 이야기’ 코너에서 핵심 단지를 추린 뒤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동하면 여러모로 유리하다. “해당 코너에서 매도자와 소통하는 게 중요합니다. 전문적인 지식을 올리면 부동산 매물 코너와 포털 검색의 지식인에도 자동적으로 노출되고 매매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모바일 거래지원센터는 ‘공짜 중개업소’

심 대표는 얼마 전 부모님이 보유한 수도권 재개발 지역의 단독주택(300㎡) 부지를 부동산 카페를 통해 쉽게 매각했다. “사진과 다양한 정보를 카페에 올려놨더니 전국에 있는 매수자들이 관심을 나타냈어요. 온라인은 지역 개념을 뛰어넘기 때문에 동네 수요자라는 게 의미가 없습니다.”

피터팬 부동산모아 등 부동산 카페는 수십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카페 내 거래 방식은 부동산 간의 거래와 매수·매도자 간 직거래로 이뤄져 있다. 직거래는 거래 사기의 위험을 막기 위해 에스크로(결제대금예치제도) 등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 카페에 충실한 정보를 올리는 게 매물을 하루라도 빨리 팔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심 대표의 설명이다.

정보업체가 운영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용 거래지원센터도 ‘공짜 중개업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도자가 무료로 매물의 사진과 동영상을 올릴 수 있어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