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남산 잇는 생태축…'오작교' 건너 도심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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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Story] '한국판 센트럴파크' 용산공원 밑그림 나왔다
국내 첫 국가공원 조성…설계공모 당선작 발표
중앙박물관 뒤엔 습지호수 좌우엔 어린이·다문화 공원…2017년부터 10년간 개발
국내 첫 국가공원 조성…설계공모 당선작 발표
중앙박물관 뒤엔 습지호수 좌우엔 어린이·다문화 공원…2017년부터 10년간 개발
서울 용산 미군기지 부지에 조성되는 용산공원의 밑그림이 나왔다. 생태와 문화가 담긴 ‘한국판 센트럴파크’로 요약된다.
국토해양부는 23일 국내 첫 국가공원으로 조성될 용산공원 국제 현상설계공모 결과를 발표했다. ‘미래를 지향하는 치유의 공원(Healing-The Future Park)’이란 테마로 ‘West 8+이로재 컨소시엄’이 출품한 작품이 1등작으로 선정됐다.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인 조경가 아드리안 구즈와 국내 유명 건축가인 승효상 씨가 공동으로 설계한 당선작의 주제는 ‘자연·역사·문화를 치유하는 공원’이다. 치유라는 이름처럼 한국의 대표적인 국토경관인 산, 골, 연못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훼손된 생태를 복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청ㆍ일전쟁 이후 100년 이상 일본군과 미군이 주둔하면서 훼손된 환경을 복원하겠다는 의미다.
먼저 남산 능선을 복원해 남산과 한강을 잇는 녹지축을 조성하고, 생태 환경과 지형도 최대한 원형에 맞게 복구된다. 복원된 남산~용산공원~한강을 잇는 생태축에는 다리(오작교)를 놓아 주변 도심과도 연결한다.
공원 내 국립중앙박물관 뒤편에는 대형 습지호수가 조성된다. 대형광장과 녹지공원도 만들어 공원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한다. 박물관 왼편에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놀이기구 시설을 갖춘 친환경 어린이 공원이, 오른편에는 생태텃밭과 다양한 민족들의 문화가 담긴 다문화 공원이 들어선다.
설계공모 심사위원장을 맡은 크리스토프 지로 스위스 취리히 공과대 조경학과 교수는 1등 당선작에 대해 “남산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남북의 축을 재구축했다”며 “전통적인 자연관을 존중하면서도 주변 도시 맥락과의 연계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서울 후암동과 이촌동 일대 미군 부대 부지에 여의도와 비슷한 크기로 조성되는 용산공원(243만㎡)은 그동안 자연환경에 무게를 둔 국립공원과 달리 문화와 역사 가치가 있는 곳을 복원해 만드는 첫 국가공원이다. 주변 여건을 감안해 △생태축공원 △문화유산공원 △관문공원 △세계문화공원 △놀이공원 △생산공원 등 6개 단위공원이 들어선다.
용산공원은 올 하반기 1등 당선작과 국민 의견을 토대로 기본설계가 시작된다. 실시세부설계를 거쳐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완료되는 2017년부터 2027년까지 3단계로 나눠 개발된다. 군시설로 활용되면서 훼손된 환경을 복원하고 1조2000억~1조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재원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서다.
고칠진 국토부 용산공원조성추진기획단장은 “역사적인 건축물을 보존하고 문화적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남산과 한강을 잇는 녹지축을 생태적으로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당선작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국내외 8개 업체가 참여한 용산공원 국제 설계공모에서는 한국의 신화컨설팅·서안알앤디 디자인팀이 2등, 미국 제임스 코너 필드 오퍼레이션과 삼성에버랜드 컨소시엄이 3등을 각각 차지했다. 출품작은 공모전 인터넷홈페이지(www.yongsanpark-design.com)와 전시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수상작에 대한 시상식은 내달 25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