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일 < 모델로피부과 대표원장 doctorseo@hotmail.com >
젊었을 때는 표정주름이 생겼다가도 스스로 원상회복되지만 20대 후반부터 피부노화가 시작되면 고정주름으로 아예 자리를 잡는다. 그런데 표정주름에도 좋은 인상을 주는 주름이 있고 나쁜 인상을 주는 주름이 있다. 눈웃음을 잘 치는 사람은 탤런트 김태희 씨처럼 눈가에 귀여운 주름이, 매일 편하게 웃는 사람은 안성기 씨처럼 눈가와 뺨에 따스한 인생의 내면이 느껴지는 주름이 잡힌다.
반면 증오와 분노로 항상 인상을 쓰는 사람은 미간에 내 천(川)자 골진 주름이 자리잡는다. “나이 40이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그냥 생긴 게 아니다.
필자는 직업상 사람의 얼굴을 유심히 봐야 하는지라 이 말에 참으로 공감이 간다. 평생을 살아온 그 사람의 감정과 이력이 얼굴에 표정주름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나이 마흔이 넘으면 아무리 예뻐도 우울해보이거나 천박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미모는 떨어지지만 밝은 얼굴이 있고, 미모가 뛰어난 차원을 초월해 고귀한 얼굴도 있다.
남자도 마찬가지다. 5년 이상 우리 병원에 다닌 40대 초반의 남자고객이 보톡스를 1년 만에 맞으러 왔는데 눈가에 주름은 좀 생겼지만 얼굴이 너무나 편안해 보였다. 지나가는 말로 얼굴이 참 좋아 보이는데 무슨 비결이라도 있느냐고 물었더니 3년 전 100억여원을 떼이고 하루에 3시간씩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응답을 받아 돈도 찾고 얼굴도 좋아졌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보니 처음 한창 잘 나가던 때 기가 세고 날카롭던 그의 인상이 2~3년 전에는 웬지 풀죽은 우울한 모습을 띠다가 지금은 여유롭고 인자한 얼굴로 변한 게 설명이 됐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꺼진 뺨에 지방이식을 한 번 받았던 30대 후반의 남자 가수지망생이 3년 만에 갑자기 깍두기 머리의 덩치 큰 부하직원 한 명이랑 와서는 지방이식 효과가 없다며 난리를 쳤다. 예전에 처음 봤을 때 약간 멋쩍어하던 수줍은 아티스트 인상은 어느새 악으로 가득 차버려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보톡스와 필러로 주름을 해결해주었더니 다행히 수그러들었다. 1주일 후에 조심스레 물어보니 가수의 길은 접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체를 운영하다보니 험한 일도 겪고 인상이 변한 것 같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사람의 인상을 좌지우지하는 표정주름에는 표정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보톡스가 현재까지 가장 특효약이다. 보톡스를 몇 번 반복해서 맞으면 무의식적으로 미간에 인상을 찌푸리는 습관이 교정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기 이전에 매사 즐겁고 감사하는 자세로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우선이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서구일 < 모델로피부과 대표원장 doctorseo@hot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