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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침체가 날개로…1조원 넘는 메가 프로젝트 '한국 독무대'

중동은 지금 '한국의 시대' - (1) 아랍에미리트(UAE)

"한국이 입찰 참여하면 일본업체들은 발 빼"
중국의 빠른 추격 견제…해양플랜트도 육성해야

국토의 대부분이 사막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디젤은 생명유(油)다. 쉴 새 없이 수송트럭이 먹거리와 기자재를 실어 날라야 사람이 살고, 도시가 유지된다. UAE 최대 부족인 아부다비가 루와이스에 있는 정유 플랜트 확장 공사에 총 101억달러를 쏟아붓는 이유다.

2009년 아부다비 국영석유공사(ADNOC)의 자회사인 타크리어는 이 프로젝트를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 등 한국에 몰아줬다. 이상규 삼성엔지니어링 소장은 “다음달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22억달러짜리 카본블랙 플랜트도 한국 기업의 품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럽 침체된 사이 한국 약진

아부다비에서 자동차를 타고 동쪽으로 2시간 반가량 황무지를 달리면 루와이스의 공사 현장이 나온다. 국가 보호시설이라 이곳에 들어가려면 공항에서 별도의 비자를 받아야 한다. 현장에서 ‘아이 스캐닝(eye-scanning·안구 검사)’도 거친다. 하지만 이곳에 들어서면 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삼엄한 경비 속에 인도 파키스탄 출신 근로자들이 한국인 현장 감독의 지휘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지 기자재 납품업체인 데스콘엔지니어링의 아흐메드 딘 수석 마케팅 담당자는 “유럽 업체들은 비싸고 까다롭지만 한국 업체들은 같은 일을 보다 저렴하고 빠르게 수행한다”며 “효율성 면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UAE에서 한국 플랜트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2007년 GS건설이 클린디젤 발전소를 수주하면서부터다. 이영욱 GS건설 플랜트중동영업담당 과장은 “한국이 참여하면 유럽, 일본 업체가 입찰을 포기할 정도”라고 말했다. 중동지역에서 한국의 부상은 유럽의 침체와도 연관이 있다. 세계 1위 EPC(설계 구매 시공 일괄공급) 업체를 보유한 이탈리아만 해도 국가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기업들 풍부한 경험 두각

1차 중동 붐 이후 한국이 쌓아온 신뢰와 풍부한 경험도 ‘한국 기업 약진’의 바탕이 되고 있다. 아부다비 무사파 지역에 지어질 UAE 제철소 확장 공사(ESE)에 현대컨소시엄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제철소 운영 노하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SE 프로젝트에 금융 지원을 하기로 한 수출입은행의 심형보 두바이소장은 “발주처인 에미리트스틸이 최우선 조건으로 내세운 게 엔지니어 양성 등 제철소 운영 노하우”라며 “현대제철을 짧은 시간 안에 글로벌 철강사로 키운 현대컨소시엄의 경험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SE 프로젝트는 독일·이탈리아 컨소시엄과 경쟁 중이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다음달 말께 이뤄질 예정이다.

○중국의 추격 등은 해결 과제

한국과 UAE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업체들은 대부분 아부다비투자청 등 투자 기관에 찾아가 자금을 끌어오는 데만 관심을 쏟고 있는데 UAE는 한국 기업의 투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나기환 KOTRA 두바이사무소장은 “UAE는 한국에 대한 투자 못지않게 UAE로 한국 자본을 끌어들이고 싶어한다”며 “이를 위해 외국인 투자 지분을 49%로 제한한 상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플랜트·건설 분야에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기야스 괴켄트 아부다비중앙은행(NBA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부다비 시내에서 공사 중인 도로와 교량은 대부분 중국이 짓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과 일본 플랜트 업체들은 지상 플랜트 분야의 주도권을 한국에 내줬지만 해양 플랜트에서는 여전히 탄탄한 위상을 자랑한다.

아부다비·두바이=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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