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사람은 같은 가격의 집을 맡겨도 이전에 가입했던 사람보다 최고 7.2%까지 적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게 된다.

▶본지 1월11일자 A1, 8면 참조

주택금융공사는 늘어나는 수명과 주택가격 전망 변화 등을 감안해 주택연금의 월 지급액을 2월1일부터 조정한다고 16일 발표했다. 2007년 주택연금 도입 이후 첫 조정이다. 가입자 연령과 주택가격에 따라 평균 3.7% 지급액이 감소하게 된다.

◆얼마나 줄어드나

이번 조정으로 수령액이 가장 많이 줄어드는 경우는 8억~9억원의 집을 담보로 맡기는 75~80세 가입자다. 예컨대 75세 가입자가 8억원짜리 집을 맡길 경우 이달까지 가입한 사람은 사망시까지 월 355만원을 받지만, 내달 이후 가입자는 약 25만원(7.2%) 적은 월 330만원만 받게 된다. 80세 가입자가 같은 집을 맡길 경우 385만원에서 362만원으로 23만원(6.0%) 줄어든다.

3억원 이상의 주택을 담보로 잡혔을 경우 75세 가입자는 약 4.0~7.2%, 80세 가입자는 4.6~6.0%, 85세 가입자는 4.7~5.0%, 90세 가입자는 3.4~3.9%가량 연금을 적게 받는다.

가입연령이 65세일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는다. 3억원짜리 집을 맡길 경우에는 변동이 없고, 4억~9억원 사이의 집을 맡길 때는 지금보다 0.4~1.0% 금액이 줄어든다. 또 60~64세에 가입하는 사람은 오히려 종전보다 1~2%가량 수령액이 늘어난다. 이는 해당 연령대 가입자들의 기대여명(남아 있는 수명)이 늘어나는 측면보다 연금의 금리가 낮아진 데 따른 효과가 연금지급액 산정에 더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왜 줄어드나

공사가 주택연금 지급액을 줄이는 것은 사람들이 2007년 제도 도입 초기에 전망했던 것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사는 국민들의 기대여명과 장기 주택가격 상승률(부동산 전망), 연금산정 이자율(금리 전망) 등 세 가지 요소를 활용해 연금액을 산정한다. 공사는 그간 통계청의 2005년 생명표를 썼지만 올해부터는 2010년 생명표로 기준을 바꿨다. 새 생명표에 따르면 60세 성인의 기대여명은 5년 전보다 7.7%, 70세 성인은 9.7%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 전망도 나빠졌다. 공사는 당초 장기 주택가격 상승률이 연 3.5% 수준은 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번에 새로 계산한 결과는 연 3.3%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담보로 잡은 집값이 덜 오르면 가입자가 사망한 후에 집을 처분해야 하는 공사 입장에서는 연금지급액을 줄일 수밖에 없다.

연금액이 늘어나는 요인도 있다. 공사는 연금 이자율을 현재 연 7.12%에서 연 6.33%로 낮추기로 했는데, 담보가치가 동일한 경우 이자율이 낮아지면 지급액은 늘어난다.

◆이달 중 가입해야 유리

주택연금에 가입할 계획이 있는 65세 이상의 사람이라면 가급적 이달 중에 가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75~80세 가입자라면 내달 이후에 신청할 경우 똑같은 조건에서 최고 7.2%까지 연금을 적게 받을 수 있다. 부부가 모두 만 60세 이상이어야 가입할 수 있고 1주택자여야 한다. 국민은행·한국감정원 기준 시가 9억원 이하의 단독주택·아파트 등과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 모두 가입 가능하다.

종전에 가입한 사람이나 현재 상담 중으로 1월 말까지 연금신청을 완료하는 사람은 이번 지급액 변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60~64세 가입자는 지급액이 소폭이나마 증가하는 만큼 내달 중에 가입하는 것이 더 낫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