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대표적 단독주택 밀집지역인 개포4동(옛 포이동)과 도곡2동 일대에 다세대주택인 빌라 신축붐이 일고 있다. 개발제한 해제로 신축이 가능해진 데다 강남지역 아파트 전셋값 부담을 피해 다세대 등으로 옮겨오는 학군 이주수요가 많아서다. 수요가 많은 전용면적 60㎡(지분 30㎡) 매매가는 3억~3억3000만원으로 상반기보다 2000만원가량 올랐다.

◆다세대주택 신축 열기

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개발제한이 해제된 개포4 · 도곡2동 일대에 빌라 신축이 크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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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이들 지역에는 건축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다세대, 도시형 생활주택, 근린생활시설 등을 지을 수 있다"며 "1주일에 두세 건씩 건축허가가 접수되고 있다"고 말했다.

개포4 · 도곡2동 일대는 1988년 개포택지개발지구 사업이 마무리된 이후 단독주택 용지로 묶였다. 2000년 개포택지 1종 지구단위계획 수립 때 연립주택에 한해 건축허가가 일부 허용됐으나 2005년부터 다시 제동이 걸렸다. 인근 서초동과 양재동 일대 단독주택지의 개발 제한은 2008년 풀렸지만 이곳은 여전히 규제지역으로 남았다.

이에 따라 개발제한 해제를 요구하는 주민 민원이 잇따르자 서울시는 지난 6월 '1종 지구단위계획 구역 및 지구단위계획'을 조건부로 통과시키고 지난달 지구단위계획을 결정 · 고시했다. 이후 4층 안팎의 빌라 신축 인 · 허가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공사를 시작한 단지도 10여곳에 이른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방 3칸으로 이뤄진 전용 60㎡형의 다세대주택과 도시형 생활주택 위주로 건립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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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무분별한 개발을 막기 위해 이 지역에 생태면적률 인센티브제를 적용하고 있다. 지구단위계획에서는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을 180%까지만 허용하지만 옥상 녹화,자연지반 보전 등 단지를 환경친화적으로 조성하면 최대용적률(200%)까지 지을 수 있다.

◆수요 많아 가격 오름세

양재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개포4동과 도곡2동은 지하철3호선 양재 · 매봉역,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매헌)역 등과 가깝다. 또 서울 강남으로 옮기려는 학군 이주수요가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도곡2동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목동과 강북지역 학부모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중 · 고교생 때 많이 이사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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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으로 대치동 도곡동 등의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학군 이주수요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지역 전용면적 70㎡ 신축 빌라는 4억~4억3000만원으로 인근 은마아파트 전셋값 수준이다.

학군 이주수요로 집값도 강세다. 상반기 2억8000만~3억1000만원이던 전용 60㎡(지분 30㎡) 빌라는 3억~3억3000만원 선이지만 매물이 뜸하다. 개포4동 에덴공인의 김희석 사장은 "자녀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다시 다른 곳으로 이사가는 순환 거주지 성격이 짙다"면서도 "수요가 끊이지 않아 매매 · 전세가가 강세"라고 설명했다. 도곡2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 개포지구가 재건축을 추진 중이어서 수요층이 두텁다"며 "층수 규제 완화로 사업성이 높아져 당분간 신축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