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달의 마지막 유럽 재정위기 관련 이벤트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29∼30일(현지시간) 독일 의회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규모를 4400억유로로 증액하는 합의안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독일이 29.1%의 최대 출연국인 만큼 이번 투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독일 의회에서 EFSF 증액안이 통과돼 증시 분위기가 다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29일 코스피지수는 독일 EFSF 증액안 투표를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맞물리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오전 10시41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58포인트(0.32%) 오른 1728.67을 기록 중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유럽 재정위기 우려 재부각 여파로 나흘 만에 하락 마감했다. 이 가운데 코스피지수도 약세로 장을 시작했으나 외국인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반등한 후 보합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독일 의회에서 EFSF 개혁안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독일 입장에선 득(得)보다 유럽 내 리더십 상실 등 실(失)이 더 클 수 있다"며 "이에 29일 의회 표결에선 통과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그리스가 긴축정책의 중요한 안건 중 하나인 부동산 특별세를 통과시켰기 때문에 독일 의회의 EFSF 증액안 승인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현준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8일 핀란드 의회가 EFSF 증액안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29일 독일 하원과 30일 독일 상원 및 오스트리아의 EFSF 관련 표결이 통과될 경우 EFSF 증액이 사실상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EFSF 규정에 따르면 금액기준으로 90% 이상의 국가가 증액에 승인할 경우 내년 계획된 EFSF 증액이 사실상 결정된다"고 밝혔다.

핀란드 의회의 EFSF 증액안 통과로 현재까지 60.2%의 보증비율이 확정됐고, 이후 독일과 오스트리아 승인만으로도 승인 국가 보증비율 총합이 90%를 넘게 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다음달 3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와 6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EFSF 레버리지 도입안과 커버드본드 매입 여부 등이 보다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다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송경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연립 정부가 의회의 신임을 받지 못해 해체되면서 표결 전망이 불투명한 것으로 우려된 슬로베니아 의회가 EFSF의 역할과 대출 여력 확대를 승인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그리스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며 그리스 지원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EFSF 증액과 그리스 자금지원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안도랠리 성격의 반등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 낙폭과대 종목군 중 자산가치 수준 이하에서 거래되는 종목들이 반등을 주도했기 때문에 관련 종목군에 우선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초점] 獨 EFSF 증액안 가결 후 시나리오는?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