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인수 · 합병(M&A) 전문가로 알려진 김성균 범양건영 회장(전 남광토건 부회장 · 47)이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구속기소된 박성훈 전 이노버티브홀딩스 대표와 박성훈 전 글로웍스 대표 등 이른바 코스닥 업계 'M&A통'으로 불리는 '두 명의 박성훈'을 포함해 M&A 큰손들이 줄줄이 형사법정에 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이천세)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 배임)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김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2006년 3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알덱스의 최대주주였던 김 회장은 이 회사 계열사인 유비스타 자금 22억원과 에스제이디 자금 18억원을 업무상 보관하다 횡령하는 등 모두 148억원을 빼돌렸다.

알덱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조달 명목으로 2006년 12월 전 유비스타 대표 서모씨로부터 90억원을 빌렸다가 조기상환 요구를 받자 이를 횡령금으로 갚기 위해서였다.

또 주권상장법인이나 코스닥상장법인은 주요 주주나 이사,감사 등을 상대로 재산을 대여해서는 안 되는데도 유비스타를 통해 47억원을 대여받는 불법을 저질렀다.

이와 함께 김 회장은 2006년 11월 경영권을 인수한 온세통신에 약 6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알덱스캐나다가 진행 중인 캐나다 부동산개발사업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2007년 1월 온세통신을 통해 부동산개발 투자 명목으로 알덱스캐나다 계좌에 750만캐나다달러(60억원)를 송금하고 이 가운데 약 40억원을 차용원리금 상환 명목으로 알덱스에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회장은 친형인 김향균 전 알덱스 회장과 함께 2004년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원료를 납품하던 알덱스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남광토건,온세통신 등을 잇따라 인수 · 합병했다. 2005년엔 남광토건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차종철 전 남광토건 회장과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2008년 4월에는 알덱스와 남광토건 등 계열사 지분을 대한전선에 총 800억원에 매각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범양건영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코스닥 업계 'M&A통'으로 알려진 '두 명의 박성훈'도 형사처벌을 앞두고 있다. 박성훈 전 이노버티브홀딩스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를 포함해 모두 6개 회사를 차례로 인수한 뒤 회사 자금 113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징역 7년형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박성훈 전 글로웍스 대표도 주가 조작으로 690억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지난 5월 구속기소됐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