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소통부재병' 걸린 스티브 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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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와 고객 간의 소통은 끝났다.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처럼 자신이 필요할 때만 입을 열 것이다. "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26일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침묵'에 대해 이같이 비꼬았다. 애플의 아이폰이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기록해온 것이 드러났는데도 잡스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데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평소 잡스는 비밀주의 · 신비주의를 고수하기로 유명하다. 치열한 글로벌 정보기술(IT)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번엔 도가 지나치다는 게 현지 언론의 반응이다.
애플의 도약에는 잡스의 소통이 있었다. 기업 경영을 떠나 제품에 대해 항의 메일을 보내는 고객들에게 잡스는 직접 답장을 보내 양해를 구하며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소통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잡스는 '최고경청자(top listener)'란 별명을 얻었다. 그런 잡스가 이번에는 고객과의 소통을 단절했다. 더구나 똑같은 사건을 당한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은 사용자의 동의없이 위치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즉각 해명에 나서 소비자들을 안심시킨 것과 더욱 대조적이다.
애플의 침묵은 더 큰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미국의 아이폰 이용자들이 제소한 데 이어 미 의회는 애플에 내달 10일 청문회에 출석하라고 요구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도 애플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계획이다.
고객과의 소통 불화는 기업에 위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래리 페이지 구글 신임 CEO도 이달 초 취임 후 첫 실적발표를 하면서 달랑 400자에 그치는 연설을 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다음날 구글의 주가는 나스닥에서 8.3% 폭락했다. 원전 신화의 주역으로 평가받던 일본의 도쿄전력이 존폐 위기에 처한 것도 소통 부재가 큰 요인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도쿄전력 사장은 병가를 내고 사라졌다. 또 사고상황을 수시로 은폐해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CEO가 주목해야 할 4대 리스크'란 보고서에서 "위험이 닥쳤을 때 회사 존망을 가르는 것은 CEO와 고객 간의 소통 여부"라고 지적했다. 최고의 경영자로 칭송을 받아온 잡스가 귀담아 들어야 할 조언인 듯 싶다.
장성호 국제부 기자 jas@hankyung.com
애플의 도약에는 잡스의 소통이 있었다. 기업 경영을 떠나 제품에 대해 항의 메일을 보내는 고객들에게 잡스는 직접 답장을 보내 양해를 구하며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소통을 이끌어냈다. 이 과정에서 잡스는 '최고경청자(top listener)'란 별명을 얻었다. 그런 잡스가 이번에는 고객과의 소통을 단절했다. 더구나 똑같은 사건을 당한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은 사용자의 동의없이 위치 추적이 불가능하다"고 즉각 해명에 나서 소비자들을 안심시킨 것과 더욱 대조적이다.
고객과의 소통 불화는 기업에 위기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래리 페이지 구글 신임 CEO도 이달 초 취임 후 첫 실적발표를 하면서 달랑 400자에 그치는 연설을 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다. 다음날 구글의 주가는 나스닥에서 8.3% 폭락했다. 원전 신화의 주역으로 평가받던 일본의 도쿄전력이 존폐 위기에 처한 것도 소통 부재가 큰 요인이다.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란 초유의 사태에도 도쿄전력 사장은 병가를 내고 사라졌다. 또 사고상황을 수시로 은폐해 국민들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CEO가 주목해야 할 4대 리스크'란 보고서에서 "위험이 닥쳤을 때 회사 존망을 가르는 것은 CEO와 고객 간의 소통 여부"라고 지적했다. 최고의 경영자로 칭송을 받아온 잡스가 귀담아 들어야 할 조언인 듯 싶다.
장성호 국제부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