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1년반에서 2년 정도 수업을 들어야 한다. 업무로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직장을 다니면서도 MBA 학위를 딸 수 있는 길이 있다. 각 대학이 직장인을 위한 주말 및 야간 MBA 과정을 잇따라 개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중 일과가 끝난 뒤 밤이나 주말을 활용하면 자기계발과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는 경력 전환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특히 기업 중간급 관리자를 대상으로 하는 EMBA(Executive MBA) 과정은 최고경영자(CEO)로 올라서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내 스케줄에 맞춰 수강하자

직장인을 위한 과정답게 야간 MBA는 시간표를 탄력적으로 짤 수 있는 곳이 많다. 성균관대 EMBA는 주4일 수업 중 1~2일을 선택해 출석할 수 있다. 주중 수업(화~목요일)은 한 학기 16주로 운영하며,주말 수업(토요일)은 집중과정으로 8주간 운영한다. 야근이나 출장이 많아 이 시간마저도 내기 부담스럽다면 온라인 MBA 과정인 iMBA를 이수하면 된다.

흔히 온라인 강의는 오프라인보다 강의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성균관대는 온라인 수업 강사의 90% 이상을 전임교원으로 채우도록 해 이런 우려를 없앴다. 토요일에 오프라인 보강을 실시,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게 했다.

아예 한 과정 안에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강좌를 병행하는 곳도 있다. 아주대의 'Ajou MBA'는 오프라인 강의에 출석할 수 없는 경우 같은 강의를 온라인으로 교차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편의성 덕분에 캠퍼스가 수원에 있지만 부담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한국외국어대의 'Power MBA'는 선택의 폭이 더 넓어 온 ·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주 · 야간도 바꿔 들을 수 있다.



◆막강한 동문 네트워크

동문들이 현업 종사자라는 점은 주말 및 야간 MBA의 큰 매력이다. 업계의 소식을 빠르게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졸업할 때쯤에는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도 만들 수 있다. 뜻이 맞는 수강생끼리 졸업 후 창업하는 경우도 있다.

인적 네트워크 형성 측면에서 서울대의 EMBA는 '프리미엄 코스'다. 서울대 EMBA는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계약학과 형태의 교육과정이다. 이 때문에 지원자가 다니는 회사가 대한상공회의소(지역상공회의소 포함) 회원사로 등록돼 있어야 한다. 앞으로 CEO가 될 기업들의 중간 관리자를 동문으로 둘 수 있는 것이다. KAIST는 학기 중 '동문기업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수강생을 데리고 졸업한 동문의 회사를 방문,생생한 경영 노하우를 들을 수 있도록 한다. 지난 2월 서울대 EMBA를 졸업한 박중석 포스코 부장은 "다양한 중간급 이상 간부를 만나다 보니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내용을 폭넓게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화 MBA로 전문성 기르기

현업에서 특수한 산업분야에 종사하고 있다면 특화 MBA를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야간 MBA 특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한 곳은 동국대다. 동국대의 'Culture-Oriented MBA'는 엔터테인먼트 · 예술 분야 경영자를 기르는 과정이다. 일반 경영학과 시나리오,엔터테인먼트 법규,공연기획 등의 전문 심화 강좌를 제공한다. 'Entrepreneurship MBA'는 창업능력과 혁신기업 경영능력 배양과정으로 창업자,가업승계자,사내기업가 등이 주요 대상이다. 'Pharm-MBA'는 의 · 약학 관련 기업 경영자를 양성하는 과정.의약품,의료기기,건강기능식품 등 관련 산업체 임직원과 병원장,약사 등이 주로 수강한다.

연세대는 'Finance MBA' 과정을 통해 금융분야를 특화했다. 금융공학 · 자산운용 분야 전문성을 쌓기 좋다. 자산운용 · 투자은행 트랙과 금융공학 트랙을 별도로 운영한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은 정보기술(IT) · 제조업체 핵심 인재를 키우기 위해 기술경영 전공과정을 두고 있다.

◆지원자격 꼼꼼히 체크하자


주말 및 야간 MBA는 주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지원자격을 제한하는 곳이 적지 않다. 자신에게 맞는 MBA를 찾기 위해서는 이 부분도 체크해야 한다.

우선 일정 기간 이상의 실무경력이 없으면 지원할 수 없는 곳이 많다.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EMBA는 3년 이상을 필수로 요구하고 같은 대학 SKK GSB의 EMBA는 8년 이상을 요구한다.서울대 EMBA나 aSSIST의 일반경영 i-MBA는 5년을 요구한다.

공인어학성적을 제출해야 하는 곳도 있다. aSSIST는 일반경영 전공의 경우 토익점수 700점,기술경영 전공의 경우 750점 이상을 요구한다. 그러나 서울대나 KAIST의 EMBA,성균관대의 GSB EMBA처럼 일정 점수 이상이 아니어도 성적표만 제출하면 일단 지원자격을 주는 대학도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