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고집하는 MB…주도권 잡아 레임덕 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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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대선 독주 박근혜 견제, '모래알' 親李 결속 카드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23일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당이 개헌 논의를 제대로 해 달라"고 당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전해지면서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당 · 청 회동에서 "지금 헌법은 만들어진 지 30년이 다 돼 가기 때문에 모든 상황이 변화된 21세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며 "권력구조뿐 아니라 기본권 조항이나 여성,기후변화 등 헌법 조문 전체에 걸쳐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 내 개헌추진에 부정적인 기류가 확연한 터에 이 대통령이 왜 개헌추진을 주문했는지,또 얼마만큼의 의지를 갖고 그 같은 주문을 냈는지가 관심사다.
◆촉각 곤두세운 정치권
친박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개헌은 차기 권력구조를 바꾼다는 점에서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청와대가 의도를 갖고 밀어 붙인다면 당내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립 성향의 홍준표 최고위원도 "개헌은 일부 계파가 추진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당의 중지를 모아야 될까말까 하는 일인데 청와대가 몰래 당 대표 등에게 그 같은 일을 지시했다는 사실은 믿기도 힘들고,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친이계 의원들 일부는 "개헌논의가 추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대체적인 분위기는 "이미 개헌 논의는 당내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모양새가 아니다. 몇 분이 노력한다고 해서 안될 일이 되고 될 일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김세연 의원)라는 데 모아지고 있다.
◆MB 개헌카드 유지
이 대통령이 쉽지 않은 개헌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은 대체로 네 가지 정도로 분석한다. 우선 말 그대로 개헌 논의를 매듭짓는 수순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사무처 관계자는 "친이계가 개헌논의를 시작했는데 그냥 덮어두고 갈 수 없기 때문에 되든 안되든 결론을 내기 위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개헌논의는 단기적으로 와해 수준에 있는 친이계를 집결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카드"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개헌 카드는 레임덕 방지를 위한 더할 수 없이 좋은 카드"라고 분석했다. 유력 차기주자인 박 전 대표에 힘이 급속히 쏠려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것을 방지하면서,야당의 공세를 막을 수 있는 다목적 카드라는 것.특히 이 대통령이 "내 임기 내 레임덕은 없다"고 말한 것에서 볼 수 있듯,앞으로 청와대는 개헌정국에 이어 4대강 성과논쟁과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국책사업 입지선정 등으로 이슈를 갈아타면서 꾸준히 정국 주도권을 관리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중립 성향의 한 중진의원은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앞으로 개헌의 성사 여부를 떠나 이 같은 쓰임새 때문에 상당 기간 개헌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내달 8~10일 열릴 한나라당 개헌의총을 앞두고 친이계를 중심으로 잇단 준비모임이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 친이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26일 오전 조찬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역시 친이계인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동아시아 중심 시대의 국가 비전을 위한 개헌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박수진/박신영 기자 notwoman@hankyung.com
◆촉각 곤두세운 정치권
친박계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개헌은 차기 권력구조를 바꾼다는 점에서 유력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청와대가 의도를 갖고 밀어 붙인다면 당내 갈등이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립 성향의 홍준표 최고위원도 "개헌은 일부 계파가 추진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당의 중지를 모아야 될까말까 하는 일인데 청와대가 몰래 당 대표 등에게 그 같은 일을 지시했다는 사실은 믿기도 힘들고,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며 "불쾌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친이계 의원들 일부는 "개헌논의가 추진력을 받을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대체적인 분위기는 "이미 개헌 논의는 당내에서 활발히 논의되는 모양새가 아니다. 몇 분이 노력한다고 해서 안될 일이 되고 될 일이 안되는 것은 아니다"(김세연 의원)라는 데 모아지고 있다.
◆MB 개헌카드 유지
이 대통령이 쉽지 않은 개헌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정치권은 대체로 네 가지 정도로 분석한다. 우선 말 그대로 개헌 논의를 매듭짓는 수순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사무처 관계자는 "친이계가 개헌논의를 시작했는데 그냥 덮어두고 갈 수 없기 때문에 되든 안되든 결론을 내기 위해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개헌논의는 단기적으로 와해 수준에 있는 친이계를 집결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간단한 카드"라고 말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개헌 카드는 레임덕 방지를 위한 더할 수 없이 좋은 카드"라고 분석했다. 유력 차기주자인 박 전 대표에 힘이 급속히 쏠려 레임덕이 가속화되는 것을 방지하면서,야당의 공세를 막을 수 있는 다목적 카드라는 것.특히 이 대통령이 "내 임기 내 레임덕은 없다"고 말한 것에서 볼 수 있듯,앞으로 청와대는 개헌정국에 이어 4대강 성과논쟁과 과학비즈니스벨트 등 국책사업 입지선정 등으로 이슈를 갈아타면서 꾸준히 정국 주도권을 관리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중립 성향의 한 중진의원은 "이 대통령과 청와대는 앞으로 개헌의 성사 여부를 떠나 이 같은 쓰임새 때문에 상당 기간 개헌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내달 8~10일 열릴 한나라당 개헌의총을 앞두고 친이계를 중심으로 잇단 준비모임이 예정돼 있어 주목된다. 친이계 의원 모임인 '함께 내일로'는 26일 오전 조찬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역시 친이계인 이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27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동아시아 중심 시대의 국가 비전을 위한 개헌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박수진/박신영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