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왜 오바마를 버리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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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인들 악당 취급에 열받아 등돌려...선거자금 야당에 몰아줘
미국 월가의 헤지펀드인 ‘써드포인트 파트너스’에서 34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대니얼 뢰브 매니저.그는 2008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의 열렬한 지지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민주당원인 그는 민주당을 위해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후원금을 거둬줬다.때로는 자신이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백악관에 초청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월가 금융인으로 손꼽힐 정도였다.
그런 뢰브 매니저가 지난달 27일 투자자들에게 오바마 정부를 맹비난하는 편지를 뿌렸다.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서 오바마 저격수로 잘 알려진 글렌 벡 정치평론가가 28일 워싱턴에서 주도한 집회에 참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 ‘월가는 왜 오바마를 버리고 있나’라는 제목으로 뢰브 매니저의 사례를 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에서 갈수록 외면당하고 있는 현상을 소개했다.
뢰브는 다른 월가 매니저들에게도 확산된 편지를 통해 “미국의 건국 이념은 징벌적이지 않은 세금 부과,헌법으로 보장된 소수인종 보호,불변의 자기 결정권”이라고 오바마 정부에 포문을 열었다.그는 “하지만 워싱턴은 일부의 수중에서 돈과 권력을 빼내 다른 사람들의 손에 쥐어줘 민중들을 분열시키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금융당국의 골드만삭스 기소를 예로 들었다.이어 “우리 지도자들이 규제하고 재분배해야 번영한다는 자신들의 말을 믿어 달라고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경기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월가 금융인들은 뢰브 뿐만이 아니다.헤지펀드 ‘SAC 어드바이저스’를 세운 스티븐 코엔 역시 오바마의 지지자였으나 최근 야당인 공화당의 후보와 만나 오는 11월 의회 중간선거 전략을 논의했다.금융위기 이후 급부상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한 때 오바마를 지지했지만 지금은 오바마 정부에 열받아 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사실 월가와 미 정부 간 허니문이 상호 비난으로 변질된 것은 뉴스도 아니다.오바마 행정부가 월가 개혁법안을 추진할 때부터 예상은 돼 왔다.2년 전에는 월가의 정치 후원금 중 70%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돌아갔으나 지난 6월 이후 월가 개혁법 통과가 가까워지자 68%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건네진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뢰브의 넋두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월가·재계 친구들이 오바마 정부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특히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은행인,헤지펀드 매니저,증권거래인들의 지지 하락은 개인적인 이슈와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 금융인들은 당초 오바마 후보의 면면이 자신들의 자부심에 어필한다는 점에서 지지를 보냈다.오바마가 뢰브 매니저와 같은 아이비리그 출신 엘리트여서 그에게 표를 던진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오바마도 그들과 같은 동료애를 느낄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세금을 올리고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월가 금융인인 스티븐 슈와츠먼은 오바마 정부의 사모펀드 과세 계획을 “히틀러가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가 “부적절한 비교였다”며 주워담았다.
월가 금융인들은 그러나 자신들이 악당으로 취급받는 것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오바마는 월가를 향해 “살찐 고양이”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월가는 한마디로 동질성을 느낀 오바마에게서 배반을 당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NYT는 뢰브 매니저와 같은 시각이 정당하든 그렇지 않든 월가·재계와 오바마 정부 간 신뢰가 깨진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신뢰가 없으면 기업들이 미국내에 투자하지 않고 일자리도 만들어내지 않을 터인데 기업들인 사이에는 불신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의 폴 오텔리니 CEO는 지난주 오스펜 기술정책포럼 연구소가 마련한 저녁 자리에서 오바마 정부를 염두에 둔 듯 “미국에서 혁신적인 물건은 창조되지 않을 것이며,일자리도 만들어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뢰브 매니저는 “내가 운용하는 자금 중 상당 부분이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투자되기보다 워싱턴의 정치상황에 따라 베팅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미국 월가의 헤지펀드인 ‘써드포인트 파트너스’에서 34억달러를 운용하고 있는 대니얼 뢰브 매니저.그는 2008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의 열렬한 지지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민주당원인 그는 민주당을 위해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후원금을 거둬줬다.때로는 자신이 후원금을 내기도 했다.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백악관에 초청받을 수 있는 몇 안되는 월가 금융인으로 손꼽힐 정도였다.
그런 뢰브 매니저가 지난달 27일 투자자들에게 오바마 정부를 맹비난하는 편지를 뿌렸다.보수 성향의 폭스뉴스에서 오바마 저격수로 잘 알려진 글렌 벡 정치평론가가 28일 워싱턴에서 주도한 집회에 참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뉴욕타임스(NYT)는 31일 ‘월가는 왜 오바마를 버리고 있나’라는 제목으로 뢰브 매니저의 사례를 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월가에서 갈수록 외면당하고 있는 현상을 소개했다.
뢰브는 다른 월가 매니저들에게도 확산된 편지를 통해 “미국의 건국 이념은 징벌적이지 않은 세금 부과,헌법으로 보장된 소수인종 보호,불변의 자기 결정권”이라고 오바마 정부에 포문을 열었다.그는 “하지만 워싱턴은 일부의 수중에서 돈과 권력을 빼내 다른 사람들의 손에 쥐어줘 민중들을 분열시키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금융당국의 골드만삭스 기소를 예로 들었다.이어 “우리 지도자들이 규제하고 재분배해야 번영한다는 자신들의 말을 믿어 달라고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경기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월가 금융인들은 뢰브 뿐만이 아니다.헤지펀드 ‘SAC 어드바이저스’를 세운 스티븐 코엔 역시 오바마의 지지자였으나 최근 야당인 공화당의 후보와 만나 오는 11월 의회 중간선거 전략을 논의했다.금융위기 이후 급부상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한 때 오바마를 지지했지만 지금은 오바마 정부에 열받아 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사실 월가와 미 정부 간 허니문이 상호 비난으로 변질된 것은 뉴스도 아니다.오바마 행정부가 월가 개혁법안을 추진할 때부터 예상은 돼 왔다.2년 전에는 월가의 정치 후원금 중 70%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돌아갔으나 지난 6월 이후 월가 개혁법 통과가 가까워지자 68%가 공화당 의원들에게 건네진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뢰브의 넋두리가 오바마 대통령의 월가·재계 친구들이 오바마 정부에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특히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은행인,헤지펀드 매니저,증권거래인들의 지지 하락은 개인적인 이슈와도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월가 금융인들은 당초 오바마 후보의 면면이 자신들의 자부심에 어필한다는 점에서 지지를 보냈다.오바마가 뢰브 매니저와 같은 아이비리그 출신 엘리트여서 그에게 표를 던진 것은 현명한 선택이라고 판단했다.오바마도 그들과 같은 동료애를 느낄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세금을 올리고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했다.월가 금융인인 스티븐 슈와츠먼은 오바마 정부의 사모펀드 과세 계획을 “히틀러가 1939년 폴란드를 침공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가 “부적절한 비교였다”며 주워담았다.
월가 금융인들은 그러나 자신들이 악당으로 취급받는 것은 미처 깨닫지 못했다는 게 NYT의 분석이다.오바마는 월가를 향해 “살찐 고양이”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월가는 한마디로 동질성을 느낀 오바마에게서 배반을 당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NYT는 뢰브 매니저와 같은 시각이 정당하든 그렇지 않든 월가·재계와 오바마 정부 간 신뢰가 깨진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신뢰가 없으면 기업들이 미국내에 투자하지 않고 일자리도 만들어내지 않을 터인데 기업들인 사이에는 불신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텔의 폴 오텔리니 CEO는 지난주 오스펜 기술정책포럼 연구소가 마련한 저녁 자리에서 오바마 정부를 염두에 둔 듯 “미국에서 혁신적인 물건은 창조되지 않을 것이며,일자리도 만들어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뢰브 매니저는 “내가 운용하는 자금 중 상당 부분이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투자되기보다 워싱턴의 정치상황에 따라 베팅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