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동락] "일 즐겁고 배우고 봉사하나 1석 3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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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맛을 찾는 사람들'
롯데호텔의 맛집 탐방 동호회 '맛을 찾는 사람들(이하 맛찾사)'은 1999년 호텔업이라는 산업 특성상 새로운 음식에 관심이 많고,음식 맛에 까다로운 사람들이 서로 알고 있는 음식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탄생했다. 롯데호텔서울 식음 R&D(Research & Development)팀 셰프인 필자(조영준)와 호텔 조리사를 중심으로 면세점 직원,일반 관리직원 등 맛에 관한 '호기심'을 못이기는 직원들이 모여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회원이 80여명으로 불어난 '맛찾사'는 한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모여 맛집을 탐방한다. 지금까지 찾아간 맛집만 해도 전국에 100곳이 넘는다. 창립 멤버인 필자가 아직 '맛짱'을 맡고 있다. '맛짱'이란 최고의 맛을 뜻하는 신조어지만,우리 동호회 내에서는 최고의 맛을 찾아 동호회원들을 이끄는 수장의 의미로 쓰인다.
첫 공식 모임 후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기억에 남는 추억들도 적지 않았다. 이 중 6년 전 회원 30여명과 함께 전라북도 '순창네' 맛집 탐방을 갔을 때 무전취식 할 뻔했던 일은 지금도 화제에 오르곤 한다. 우리가 찾아갔던 곳은 순창지역 대표 맛집이라는 별칭이 딱 어울리게끔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한상 가득 풍성히 나온 데다 음식도 맛깔스러웠다. 우리 일행은 배불리 맛있게 먹으면서 행복감을 만끽했다.
그런데 문제는 식사한 뒤 발생했다. 기분 좋게 계산하기 위해 카운터에 가서 신용카드를 내밀었는데,그곳에는 카드 단말기가 없어 카드 결제가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 당시만 해도 시골 음식점에는 카드 단말기가 귀할 때였다. 더구나 근처에는 은행이나 현금인출기도 없었다. 결국 회원들을 볼모로 잡혀두고 우여곡절 끝에 시내까지 혼자 나가 현금을 인출해온 뒤 회원들과 '상봉'할 수 있었다.
'맛찾사'의 활동은 그냥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찾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때마다 맛에 대한 평가와 특징에 대해 토론한 뒤 요리 비평과 같은 기록을 남긴다. 회원들의 입만 즐거운 게 아니라 지식도 함께 갖추기 위해 한식과 전통주의 이해,와인과 한식의 매칭 등과 같은 주제로 자체 교육 시간을 갖는 것도 '맛찾사'의 자랑이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맛을 경험하는 즐거움을 함께 만끽하고,다른 팀 동료들과 사귈 수 있는 시간도 가질 수 있어 직장에 대한 만족도도 덩달아 높아진다. 또 연말에는 봉사활동을 통해 뜻깊은 시간도 가질 수 있어 '맛찾사' 활동은 1석3조의 만족감을 제공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동호회 차원에서 좋은 일들을 계속해 나가고 기회가 된다면 회원들을 위해 세계 여러 나라의 유명 맛집을 탐방하는 기회도 만들 계획이다. 또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획기적인 메뉴도 개발해 보고 싶다는 게 '맛찾사' 회원들의 꿈이다.
조영준 맛짱(식음 R&D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