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어온 우리 경제가 이제야 겨우 회복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고 보면 정말 보통 걱정거리가 아니다. 더구나 공공노조들의 줄이은 파업은 아무런 명분도 설득력도 없다. 공기업의 방만하고 부실한 경영 행태는 어제 오늘 지적돼 온 문제가 아니고 보면 한시라도 개혁을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과제다.
엊그제 발표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지난해 결산실적을 봐도 한 해 동안에만 부채가 43조원(25.6%)이나 증가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대지 못하는 곳들 또한 적지가 않다. 그런데도 구조조정을 막고, 과도한 복지혜택이나 노조의 경영권개입 등 잘못된 노사협약을 지키기 위해 파업까지 벌이며 국민 불편은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는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지금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및 복수노조 허용 문제를 둘러싸고 노 · 사 · 정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우려가 크다.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노 · 사 · 정 6자회담이 오는 25일까지 결론을 도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노동계가 실력행사에 나설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실제 노동계는 6자회담이 결렬되면 연말 총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를 위해 이달 말까지 총파업 찬반투표를 마칠 예정이라고 한다. 공기업선진화 문제와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 등 현안이 맞물리면서 동투가 한층 격렬해질 가능성이 농후(濃厚)하다는 뜻에 다름아니다.
노동계는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언제 다시 후퇴할지 불안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세계경제가 동시에 더블딥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하는 전문가들 또한 적지가 않다.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도 시원찮을 판에 명분도 없는 파업을 벌이며 경제 회생의 불씨마저 밟아 꺼트리려 한대서야 말이 되겠는가. 노동계는 강경투쟁을 자제하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 파업 계획은 당장 철회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