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반도체와 LCD 경기가 바닥에 가까이 왔으며, 회복의 속도 문제일 뿐으로 보고 있다. 또 1분기 시설 투자에는 6000억원을 들였다.

이명진 삼성전자 IR팀장 상무는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반도체와 LCD는 바닥에 굉장히 가까이 온 것 같다"면서 "일부 시장에서는 갑자기 개선될 것이라 보지만, 삼성전자는 점차적으로 회복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얼마나 빨리 회복이 될 것이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4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대해서는 대외적으로 경쟁업체들의 감산이, 대내적으로는 올해 초부터 시작한 비용 절감 노력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휴대폰이나 TV 부문에서 지난해 4분기 비용을 많이 들이면서 재고를 줄이고 올해 1분기 신규 모델을 내놓은 게 손익 개선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다. 반면 경쟁업체들은 재고 물량 처리에 치중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2분기에는 신제품 출시 계획도 있고, 경쟁사들이 재고 물량을 소진해 경쟁이 심화될 수 있어 마케팅 비용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상무는 전했다.

연간 투자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1분기 시설 투자액은 6000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상무는 "자금 투자를 더 할 수 있는 여력은 있다"고 말했다.

원화 약세로 인한 효과는 1분기 1200억~1300억원 정도로 시장의 예상보다는 작은 편이라고 밝혔으며, 하반기 환율은 평균 1200원 정도로 예상했다.

1분기 삼성전자의 실적을 보면 휴대폰 부문이 흑자 전환을 이끌었지만 이 상무는 각 부문별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강조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격차가 굉장히 커졌고, 그 다음이 LCD, TV, 휴대폰 순이라는 것이다. 휴대폰의 경우 1분기 4600만대 가량을 판매해 전 분기 대비 13% 가량 줄었다.

이 상무는 "TV나 휴대폰이 잘 하고 있지만 아주 잘 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는 좀 그렇다"며 "그만큼 반도체나 LCD 등 부품 쪽 상황이 어렵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M&A와 관련해서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 가능성은 검토 중이지만 현재 활발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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