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바닷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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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재(랍스터)는 어디서나 인기다. 칼로리와 콜레스테롤은 낮고 단백질과 미네랄은 풍부한데다 부드러운 속살과 독특한 풍미 또한 일품인 까닭이다. 갑각류 특유의 키토산은 뼈와 근육 형성에 좋고,알에 많은 핵산은 노화를 방지한다고 한다. 일부에선 사랑의 묘약으로도 여겨진다.
제아무리 좋은 것도 너무 흔하거나 알려지지 않으면 대우를 못받는 법.미국에선 오랫동안 안먹고 버리거나 하인들 식단에나 올려주는 싸구려 음식이었다고 전한다. 17세기 매사추세츠의 한 농장에서 발생한 파업 타결책 중 '랍스터를 주 3회 이상 주지 않겠다'는 것도 있었다는 마당이다.
이처럼 푸대접을 받던 바닷가재가 고급요리 반열에 오른 건 19세기 들어서부터.교통 발달로 동부 해안지방에 쌓여 있던 랍스터가 싱싱한 채로 미국 전역에 운송되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북동부 메인주와 서부 캘리포니아주 인근에서 주로 잡히는데 서부산보다는 커다란 집게발의 메인주 랍스터가 유명하다.
미국 수요의 80%를 공급하고 그 결과 주(州)의 랍스터산업 규모만 10억달러라는 정도다. 이런 메인주 랍스터 가격이 최근 폭락했다는 소식이다. 파운드당 4달러는 하던 선상(船上) 가격이 20년 만의 최저가격인 2.35달러로 떨어지고 해산물가게 값도 3.89달러까지 내려갔다는 것이다.
예년보다 많이 잡힌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경기 악화로 주머니가 얇아진 사람들이 바닷가재를 찾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9월 초 뉴욕타임스에서 다룬 데 이어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다시 11일자 1면 기사로 처리한 걸 보면 보통 일이 아닌 모양이다. 오죽하면 식비를 줄이겠느냐는 얘기다.
실제 메인주 사람들은 재앙이라고 한다는 보도다. 그동안 호황에 따른 바닷가재 수요 증가만 믿고 배와 트럭도 새로 장만하고 집도 바꿨는데 사태가 이러니 앞이 캄캄하다는 것이다. 외환위기의 아픔을 잊고 흥청망청한 우리 모습과 오버랩돼 씁쓸하거니와 경제의 나비효과를 생각하면 마음은 더더욱 무겁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제아무리 좋은 것도 너무 흔하거나 알려지지 않으면 대우를 못받는 법.미국에선 오랫동안 안먹고 버리거나 하인들 식단에나 올려주는 싸구려 음식이었다고 전한다. 17세기 매사추세츠의 한 농장에서 발생한 파업 타결책 중 '랍스터를 주 3회 이상 주지 않겠다'는 것도 있었다는 마당이다.
이처럼 푸대접을 받던 바닷가재가 고급요리 반열에 오른 건 19세기 들어서부터.교통 발달로 동부 해안지방에 쌓여 있던 랍스터가 싱싱한 채로 미국 전역에 운송되면서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북동부 메인주와 서부 캘리포니아주 인근에서 주로 잡히는데 서부산보다는 커다란 집게발의 메인주 랍스터가 유명하다.
미국 수요의 80%를 공급하고 그 결과 주(州)의 랍스터산업 규모만 10억달러라는 정도다. 이런 메인주 랍스터 가격이 최근 폭락했다는 소식이다. 파운드당 4달러는 하던 선상(船上) 가격이 20년 만의 최저가격인 2.35달러로 떨어지고 해산물가게 값도 3.89달러까지 내려갔다는 것이다.
예년보다 많이 잡힌 탓도 있지만 그보다는 경기 악화로 주머니가 얇아진 사람들이 바닷가재를 찾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9월 초 뉴욕타임스에서 다룬 데 이어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다시 11일자 1면 기사로 처리한 걸 보면 보통 일이 아닌 모양이다. 오죽하면 식비를 줄이겠느냐는 얘기다.
실제 메인주 사람들은 재앙이라고 한다는 보도다. 그동안 호황에 따른 바닷가재 수요 증가만 믿고 배와 트럭도 새로 장만하고 집도 바꿨는데 사태가 이러니 앞이 캄캄하다는 것이다. 외환위기의 아픔을 잊고 흥청망청한 우리 모습과 오버랩돼 씁쓸하거니와 경제의 나비효과를 생각하면 마음은 더더욱 무겁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