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완화 & 투자전략] 서울 16만7000가구 양도세 완화 수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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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보유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 80% 혜택
정부가 내년부터 부동산에 대한 양도소득세 등 세 부담을 줄여주는 것을 골자로 한 '9.1세제 개편안'을 내놓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도세 등 세부담 완화책이 시행되는 내년부터 거래가 살아날 수 있겠지만,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를 위한 거주 요건이 강화돼 투자수요가 줄어들어 주택매매가 활기를 띠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실수요 위주의 거래가 다소 살아나겠지만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50% 이상)가 유지되고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규제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투자수요가 움직일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정부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양도세는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비과세 요건이 실거래가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로 상향 조정된다. 반면 비과세 거주요건은 기존의 3년 보유·2년 거주(서울,경기 과천.분당.산본.일산.중동.평촌만 해당)에서 수도권은 3년 보유,3년 거주,지방은 3년 보유·2년 거주로 강화된다.
다시 말해 서울에서 집을 한 채 가지고 있는 세대주가 3년 보유·2년 거주 요건을 충족한 채 집을 8억원에 팔았다면 이 사람은 올해까지 6억원 초과분에 대한 양도세를 물어야 했지만,내년부터는 3년 보유·3년 거주 요건만 갖추면 양도세를 한 푼도 안 내게 된다.
세율도 2010년부터 종합소득세에 맞춰 현행 9∼36%에서 6∼33%로 낮춰진다. 또한 1주택자의 장기보유 특별공제율은 기존의 두 배로 높아져 연 8%,최대 80%(10년 이상 보유시)의 공제를 받게 되는 등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시세 6억원 초과 9억원 미만으로 이번 양도세 완화조치의 수혜를 받는 주택은 서울에서 16만7000여가구로 서울지역 전체 아파트 124만8000여가구의 약 13.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송파구 3만2626가구 △강남구 2만9536가구 △서초구 2만4752가구 △강동구 1만1090가구 △양천구 1만204가구 순으로 강남권 지역에 주로 몰려 있다. 이외에도 △용산구 8308가구 △성동구 6845가구 △영등포구 6736가구 △마포구 6525가구 △동작구 5861가구 등으로 강서권과 도심에 위치한 일부 아파트가 대상으로 꼽혔다.
강남구 개포동 시영아파트는 33~62㎡의 주택형 중 33㎡형을 제외하고 모든 주택형 시세가 6억원을 넘어 수혜가 예상된다. 더욱이 이 아파트는 조합설립인가를 앞두고 있는 재건축 예정단지로 정부가 지난 '8·21대책'을 통해 조합원 지위 양도를 자유롭게 하겠다고 밝혀 조합설립인가 후에도 자유롭게 아파트를 사고 팔 수 있게 돼 '이중 수혜'가 기대된다. 정밀 안전진단 단계를 통과했다.
서초구 잠원동 한신2차 단지도 현재 1 대 1 재건축을 추진 중으로 조합설립인가를 앞두고 있다. 한신2차 82㎡형이 6억원 이상 9억원 미만으로 내년 이후 양도하면 1주택자의 경우 양도세를 안 내도 된다.
송파구 신천동의 미성아파트,장미아파트도 재건축 절차 간소화와 양도세 과세기준 상향 조정에 따른 수혜를 받게 됐다. 특히 이들 단지는 최근 가격이 소폭 하락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여력도 크다는 평가다.
이 밖에 9억원이 넘지만 10년 이상 보유(거주)해 수혜 폭이 늘어난 장기보유특별공제(80%)를 받을 수 있는 시가 9억 초과·준공 10년 기준을 충족한 아파트도 전국 13만3400여가구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들 물량 전체가 서울(10만8800여가구),경기도(2만4600여가구)에 몰려 있어 수혜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80%를 적용받는다는 뜻은 판 가격(양도가액)과 산 가격(취득가액)의 차액인 양도차익에서 80%를 제외한다는 말이다. 즉 양도차익이 5억원이라고 한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80%)로 4억원을 빼고 양도차익을 1억원으로 계산한다. 당연히 양도차익이 줄게 돼 납부세액이 그만큼 줄어든다. 수혜 대상 아파트는 서울에서도 △강남 4만521가구 △서초 2만2209가구 △송파 1만9281가구 △양천구 1만1212가구 순으로 편중돼 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