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기금은 최근 대체투자위원회를 열고 전액 출자한 리츠(REITsㆍ부동산투자회사)인 '코크랩 NPS 1호'를 통해 삼화종합개발로부터 2500억원에 삼화빌딩을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강남구 삼성동 테헤란로 대로변에 있는 삼화빌딩은 대지면적 2660㎡(약 804평),연면적 4만480㎡(1만2245평)의 지상 20층,지하 7층 규모로 1995년 11월 준공됐다. 현재 오라클(38.7%)을 비롯해 로크웰(7%) ING생명(5%) 등이 입주해 임대율 100%를 기록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은 조만간 '코크랩 NPS 1호'(위탁운용사 코람코자산신탁)에 2500억원을 증자하고 삼화빌딩 매입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국민연금기금은 2004년 말 데이콤빌딩을 매입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발을 담근 데 이어 서울시티타워 시그마타워 내외빌딩 ING센터 등 주요 오피스빌딩들을 잇따라 사들여왔다. 올해도 KB역삼빌딩에 이어 테헤란로의 '알짜배기' 요지에 있는 삼화빌딩까지 매입하기로 하면서 업무용 빌딩 시장의 확실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의 오피스빌딩 등 부동산투자 규모는 2005년 말 2000억원에 불과하던 것이 2006년 말 5000억원에 이어 지난해 말에는 1조원으로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7000억원을 새로 투자해 매물로 나온 업무용 빌딩들이 싱가포르투자청 도이체방크 모건스탠리 등 외국자본에만 넘어가는 것을 막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민연금기금의 오피스빌딩 매입은 앞으로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7조원인 대체투자 규모를 2009년 말까지 11조원으로 크게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외에 사회기반시설(SOC) 인수·합병(M&A) 기업구조조정 사모펀드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현대건설 하이닉스 우리금융지주 등 덩치가 큰 M&A 매물이 언제 시장에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국민연금기금은 당분간 대체투자 등에 주력한다는 계획.특히 오피스빌딩은 외환 위기 때 외국계로 헐값에 팔려나간 것들이 몇 년 되지 않아 큰 차익을 남기는 것을 직접 확인한 만큼 '투자 1순위'로 정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본부의 김희석 대체투자실장은 "경기침체와 금리인상 등으로 올 하반기부터 부동산 가격 조정이 본격화되면 임대수익과 자산가치 상승을 함께 기대할 수 있는 업무용 빌딩 매입에 적극 나서겠다"며 "외환위기 때처럼 주요 빌딩들이 외국자본에 대거 넘어가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