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포럼] 자원외교 묘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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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은 유한한데 수요가 늘고 있으니 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해도 이건 너무 심하다.
국제 원유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의 기름값은 2년 전에 비해 배(倍) 이상 오른 수준이다.
그동안 수요가 갑절로 늘지도 않았고 생산이 절반으로 줄지도 않았다.
더구나 세계경기 후퇴라는 수요감소 요인이 부각되는 마당이다.
그러니 석유값을 더 이상 수요와 공급 논리로 해석하는 것은 무의미해졌을 정도다.
미국 달러의 약세,투기세력의 사재기,산유국의 정정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지만,그것만으로 설명이 충분치 않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것은 석유자원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국제정치 게임이다.
반미(反美)연대 에너지블록화가 그 실체다.
이명박 대통령이 화두로 던진 '자원외교'가 그런 인식과 통찰에 근거했는지는 알수 없다.
문제는 말이 쉬워 자원외교지,우리가 운신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넓어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국과 러시아ㆍ중앙아시아블록인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남미가 대단히 위협적이다.
SCO는 중국ㆍ러시아ㆍ카자흐스탄ㆍ우즈베키스탄ㆍ키르키즈스탄ㆍ타지키스탄 등 6개국이 2001년 창설한 안보ㆍ경제협력체다.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치ㆍ군사적 개입 반대와 역내 에너지자원을 기반으로 한 통합적 협력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키르키즈스탄에서의 정상회담은 에너지를 안보의 지렛대로 삼아,자원 보고(寶庫)인 중앙아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영향력 확대를 힘을 합쳐 막겠다는 강도 높은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 블록은 막강한 에너지 영향력으로 확실히 세계를 호령할 만 하다.
'석유생산 세계 2위,가스생산 1위'의 러시아를 비롯해 역내에 묻힌 석유ㆍ가스는 전세계 매장량의 최소 5분의 1에 달하는 규모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필적할 만하다.
곧 이란ㆍ파키스탄ㆍ몽골까지 회원국으로 가입할 예정이고 보면 유라시아의 거대 세력으로 급속히 판도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이 철저히 배제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남미의 에너지 국유화 돌풍 주역인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더욱 노골적이다.
그의 주도로 지난해 남미가스생산판매기구(OPEGASUR)협정이 베네수엘라ㆍ아르헨티나ㆍ볼리비아 간에 맺어졌다.
무진장한 볼리비아 가스의 개발과 생산ㆍ판매를 공동 관리키로 한 것이다.
차베스는 이 또한 에너지를 무기로 미국의 헤게모니에 맞서 남미블록을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분명히 못박았다.
나아가 남미 12개국은 에너지공동체를 목표로 한 '남미연합(Unisur)' 결성까지 추진 중이다.
에너지자원은 이미 국제 정치무대의 막강한 힘,서방을 겨냥한 무기 그 자체인 것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이 같은 거대 에너지세력 간 대립과 각축의 틈바구니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조달이 갈수록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얘기와 다름아니다.
어떤 전략과 대안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어디에서 입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주고 받는 외교에서 쓸 만한 팻감마저 마땅치 않은 실정이고 보면,자원외교야말로 고도의 계산과 절묘한 처신,외줄타기의 실로 어려운 시험대가 될것이다.
아무튼 자원외교가 이제 새로운 외교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추창근 논설위원 kunny@hankyung.com
국제 원유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금의 기름값은 2년 전에 비해 배(倍) 이상 오른 수준이다.
그동안 수요가 갑절로 늘지도 않았고 생산이 절반으로 줄지도 않았다.
더구나 세계경기 후퇴라는 수요감소 요인이 부각되는 마당이다.
그러니 석유값을 더 이상 수요와 공급 논리로 해석하는 것은 무의미해졌을 정도다.
미국 달러의 약세,투기세력의 사재기,산유국의 정정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라지만,그것만으로 설명이 충분치 않다.
오히려 주목해야 할 것은 석유자원을 놓고 벌어지고 있는 국제정치 게임이다.
반미(反美)연대 에너지블록화가 그 실체다.
이명박 대통령이 화두로 던진 '자원외교'가 그런 인식과 통찰에 근거했는지는 알수 없다.
문제는 말이 쉬워 자원외교지,우리가 운신할 수 있는 여지는 별로 넓어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국과 러시아ㆍ중앙아시아블록인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남미가 대단히 위협적이다.
SCO는 중국ㆍ러시아ㆍ카자흐스탄ㆍ우즈베키스탄ㆍ키르키즈스탄ㆍ타지키스탄 등 6개국이 2001년 창설한 안보ㆍ경제협력체다.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치ㆍ군사적 개입 반대와 역내 에너지자원을 기반으로 한 통합적 협력을 표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8월 키르키즈스탄에서의 정상회담은 에너지를 안보의 지렛대로 삼아,자원 보고(寶庫)인 중앙아시아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영향력 확대를 힘을 합쳐 막겠다는 강도 높은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 블록은 막강한 에너지 영향력으로 확실히 세계를 호령할 만 하다.
'석유생산 세계 2위,가스생산 1위'의 러시아를 비롯해 역내에 묻힌 석유ㆍ가스는 전세계 매장량의 최소 5분의 1에 달하는 규모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필적할 만하다.
곧 이란ㆍ파키스탄ㆍ몽골까지 회원국으로 가입할 예정이고 보면 유라시아의 거대 세력으로 급속히 판도가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동맹국인 우리나라와 일본이 철저히 배제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남미의 에너지 국유화 돌풍 주역인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더욱 노골적이다.
그의 주도로 지난해 남미가스생산판매기구(OPEGASUR)협정이 베네수엘라ㆍ아르헨티나ㆍ볼리비아 간에 맺어졌다.
무진장한 볼리비아 가스의 개발과 생산ㆍ판매를 공동 관리키로 한 것이다.
차베스는 이 또한 에너지를 무기로 미국의 헤게모니에 맞서 남미블록을 실현하는 과정이라고 분명히 못박았다.
나아가 남미 12개국은 에너지공동체를 목표로 한 '남미연합(Unisur)' 결성까지 추진 중이다.
에너지자원은 이미 국제 정치무대의 막강한 힘,서방을 겨냥한 무기 그 자체인 것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이 같은 거대 에너지세력 간 대립과 각축의 틈바구니에서 안정적인 에너지 조달이 갈수록 어려운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얘기와 다름아니다.
어떤 전략과 대안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어디에서 입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주고 받는 외교에서 쓸 만한 팻감마저 마땅치 않은 실정이고 보면,자원외교야말로 고도의 계산과 절묘한 처신,외줄타기의 실로 어려운 시험대가 될것이다.
아무튼 자원외교가 이제 새로운 외교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추창근 논설위원 k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