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의 기업 인수·합병(M&A) 실적이 세계 20~30위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997년부터 2007년 8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34만건가량의 M&A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처럼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해외 기업 M&A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지적됐다.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M&A 실적은 거래 건수 기준으로 27위,거래액 기준으로 세계 22위에 그첬다.

국내 기업 간 M&A도 거래 건수로는 31위,거래액으로는 17위로 비슷한 경제 규모의 국가에 비해 많지 않은 편이었다.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해외 기업을 M&A한 실적도 역시 거래 건수는 38위,거래액은 36위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 결과 기업 M&A용 자금은 은행 신규 신용공여,사모펀드,벤처자금 등으로 조달됐다.대형 M&A의 경우 은행 신규 신용공여가,소형 기업 M&A에는 벤처자금이 많이 활용됐다.해외 기업 인수 사례의 절반 정도는 규모가 1억5000만달러 이하였으며 금액 상위 1.3% M&A 사례가 거래액의 70% 정도를 차지했다.

박승록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M&A는 광업 석유화학 플라스틱 전기전자기계 통신 금융보험 컴퓨터 인터넷 분야에서 특히 활발했다"며 "한국 기업은 원유와 가스,철광석 등의 원자재 확보를 위해서라도 해외 기업 M&A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한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사모펀드와 대형 투자회사 육성 등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