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예일대 의대 교수 셔윈 널랜드는 저서 '몸의 지혜'(The Wisdom of the Body)에 이렇게 썼다.'마음이 몸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마음의 산물인 정신도 몸의 생리적 기능에서 비롯된다.생리학적 장치의 내외부 환경에 대한 반응과 수용이 우리를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 되도록 만든다.'

몸이야말로 마음과 정신의 바탕이라는 주장이다.그는 철학자 비트겐슈타인(1889∼1951)의 말도 빌린다.'인간의 몸은 인간 영혼의 최고 형태다.'굳이 유명인의 말을 인용할 것도 없다.몸이 튼튼해야 긍정적 태도와 활력이 생기고 뭔가 해보려는 의지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는다.

거꾸로 아프면 만사가 귀찮고 매사에 소심해진다.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먹어대다 체중이 불어나면 더더욱 꼼짝하기 싫어지고 그러다 보면 몸과 마음 모두 삐걱거리기 일쑤다.툭툭 털고 일어나 운동하고 음식을 조절해서 제 모습을 찾으면 의욕과 희망이 되살아나지만 그렇지 못하면 이유없는 짜증과 무기력증에 빠져들기 쉽다.

어른이 이러니 심신의 변화가 심한 아이들은 오죽할까.아이들에게 적당한 운동은 필수다.그래야 성장판이 자극되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키도 크고 뇌와 신경 기능도 향상된다.운동은 또 정서적 흥분을 가라앉히고 지구력을 기른다.운동이 체격과 체력,성격에 모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그런데 현실은 초등학교에만 들어가도 운동과는 담을 쌓게 만든다.결국 학생들의 비만 및 체력 저하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인적자원부가 나선 모양이다.전국 초ㆍ중ㆍ고교를 대상으로 '일주일(7)에 5일 이상,하루 60분 이상 누적(+) 운동'을 하는 '7560+' 운동을 전개한다는 것이다.

스트레칭,달리기,줄넘기,자전거타기,구기운동 등을 권장하고 지난해 도입한 학교 스포츠클럽 운영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이다.주 5회 꾸준히 운동하게 만드는 건 결코 쉽지 않다.기왕 내걸었으면 제대로 실천되도록 구체안을 마련하고 잘 점검할 일이다.운동이 학습집중력을 높인다는 사실도 잘 홍보하고.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