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다 못해 날선 겨울 칼바람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관절염 환자들이다. 요즘처럼 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에는 관절염 환자의 통증이 더욱 가중된다. 특히 그 강도는 밤에 심해지기 때문에 겨울의 기나긴 밤은 그야말로 고역이다. 김장철이 지나고 나면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어난다. 그렇다면 왜 겨울만 되면 무릎 통증이 심해질까.

이는 바로 겨울철 찬바람이 혈관을 수축시켜 관절을 굳게 만들기 때문이다. 날이 추워지면 우리 몸의 혈류량이 줄어들면서 관절 부위의 근육과 인대가 뻣뻣하게 경직된다. 따라서 평소보다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통증지수를 조사한 한 자료에 따르면 통증 부위의 온도가 낮을수록 통증은 더 심해진다.

일단 통증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면 통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급선무다. 이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찜질이다. 찜질의 뜨거운 열기가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근육을 이완시켜 진통 및 진정작용을 한다. 단,관절이 심하게 부어오른 상태에서 통증이 나타난다면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관절 부위를 마사지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경직된 관절 주변의 근육과 힘줄이 풀어져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또 수면을 취하는 자세의 교정으로도 통증을 조절할 수 있다. 정면을 향해 몸을 쭉 펴고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면 다리의 혈액순환이 잘 돼 통증이 완화된다.

평소에는 따뜻하게 관절을 보온하는 것이 좋다. 내복,스타킹,무릎덮개 등을 활용해 관절부위를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꾸준한 운동으로도 통증을 예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실내 자전거 타기나 수영,아쿠아에어로빅 등 수중운동이 좋다. 이러한 운동을 꾸준히 하면 관절주변의 근육이 발달해 무릎연골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시켜 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진단 및 치료다. 한번 손상된 연골은 회복되기 어렵다. 따라서 무릎에 이상이 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무릎을 다쳐도 3~4일 후에 통증이 사라지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 타박상이 아닌 인대나 연골손상을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혈액검사로 연골손상 정도를 간단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혈액 속의 COMP양을 측정하는 것. COMP는 연골에 포함돼 있는 단백질 성분 중 하나. 연골이 손상되면 이 성분이 연골에서 떨어져 나가 혈액 속에 돌게 된다. 때문에 혈액 속의 COMP양을 측정하면 연골손상의 정도를 알 수 있다. 간단한 검사로 결과를 바로 알 수 있어 조기진단을 원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관절내시경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무릎 관절 부위에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내어 관절내시경을 넣어 모니터를 통해 상태를 보는 것이다. 관절내시경은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도 가능해 매우 효과적이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