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28일 미국 등 2000년 이후 주택가격이 크게 오른 6개국을 대상으로 분석,작성한 '주요국 주택 가격의 파급시차와 국지성'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에서 발생한 주택경기 붐이 중소도시와 지방까지 전파되는 데는 짧게는 1~2년,길게는 6~7년이 걸렸다.
반면 주택경기 하락기에는 동시 또는 1~2년 내로 급속히 하락해 상승기보다 파급 시차가 대폭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부동산 버블 붕괴시 경제적 폐해를 막기 위해선 주택가격 상승 초기에 선제적 대응을 통해 전국적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인 한국의 부동산 정책 관련 내용이 통째로 빠진 '반쪽 보고서'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부동산 관련 정책회의에 보고되는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오류였다는 해석을 낳을 수 있다며 삭제를 요청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관련 내용은 △2000년 이후 전국 집값 상승률이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 비해 낮았다는 점 △특정 지역의 집값 상승이 다른 지역으로 파급되는 기간이 1~2분기에 불과했다는 점 △집값 상승이 협소한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폭등했다는 점 등이다.
이 같은 결론은 8·31 부동산 종합대책이 △늑장 대책인데다 △부동산 가격이 더 오른 주요국도 동원하지 않은 과도한 정책이며 △특정 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해 전국의 건설경기를 위축시킨 지나치게 광범위한 제도라는 해석을 낳을 수 있어 공개를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승윤·이심기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