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동 상권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벌이는 치열한 생존경쟁으로도 유명하다.

백화점 2개와 아울렛 1개,할인점 2개 등이 반경 500m 안에서 영업전선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세계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의 맞대결이 눈길을 끈다.

개점 4주년을 맞는 롯데가 9년째 영업 중인 신세계의 아성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롯데는 연 매출이 2000여억원으로 신세계의 4600여억원보다 절반가량 적다.

아직 '맞짱'을 뜨기에는 부족하지만 지역밀착형 마케팅과 고급화 전략을 주축으로 매출을 더 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무료로 개방하는 500석 규모의 샤롯데홀은 지역단체 행사 등으로 매달 10회 이상 대관이 이뤄진다.

1월과 2월에는 학예회만 40~50회 열리기도 한다.

직원 30~40명이 한 달에 한 번씩 올림픽공원과 중앙공원을 청소하는 것도 지역 주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려는 노력의 하나다.

지난해까지 열어온 로데오 페스티벌은 지역상권을 활용,사람들을 모으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연예인 섭외비,무대설치비 등으로 회당 1억원의 비용이 소요됐지만 구월동 상가연합회와 공동으로 여섯차례나 열었다.

구월동 상권에서 왕좌를 차지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구월동 상권을 사이에 두고 신세계와 마주보고 있는 롯데는 이 상권의 중심축이 신세계 쪽으로 쏠린다면 힘든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인근에는 고속터미널,영화관(4개관),이마트 등이 붙어있고 버스노선도 많아 하루 유동인구만 해도 8만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롯데는 고급화 전략으로도 경쟁력을 높여 나가고 있다.

버버리,구치,페레가모 등 신세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명품들을 입점시켰다.

인천 지역 5개 백화점 중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신세계 구월점은 후발주자인 롯데의 전략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1위점 효과'를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롯데가 사은행사를 열어도 따라하지 않고 무료선물 증정 선에서 그친다.

높은 인지도와 구매파워를 이용하는 전략으로도 현재의 위상을 굳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롯데보다 큰 매장면적과 다양한 상품구색에서도 자신감을 얻고 있다.

신세계가 내세우는 '마이웨이' 전략은 중앙광장 명소화와 의류매장 패션 스트리트의 활성화다.

신세계는 뒤편에 있는 중앙광장에서 바자,노래자랑대회,무료 영화 상영회 등을 수시로 연다.

신세계는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롯데와 달리 의류매장 패션 스트리트를 밤 10시까지 운영하며 잠재고객을 확보하는 데 치중한다.

중저가 의류로 구성한 매장이기 때문에 면적 대비 매출액은 높지 않지만 백화점에 대한 젊은층의 친밀감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업계에서는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두 백화점의 현재 위상이 크게 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의 입지가 워낙 공고한 데다 롯데의 도전이 예상만큼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당분간은 순위 바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유통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