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한국경제 앱 개편 EVENT

[한경 데스크] 1ㆍ2개각 관전포인트 셋

전직 해양수산부 장관이었던 두 사람의 인사관련 일화다. DJ정부때 노무현 장관이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총무과장이 인사안을 들고 장관실을 찾았다. 통상대로 진행되는 1안과 예비성격의 2안을 들고 결재를 받기 위해서였다. 노 장관은 잠시 망설이다 1안에 결재했다고 한다. 그러나 결재서류를 들고 나서는 총무과장은 장관방 문고리를 잡는 순간 깜짝 놀랐다. "젠장,장관이래도 인사 하나 맘대로 할 수 없으니…." 장관의 말에 되돌아선 총무과장은 정색을 하고 이유를 물었다. 그제서야 노 장관은 속마음을 슬쩍 보였다. "사실은 내가 장관됐다고 유일하게 인사추천 비슷하게 하나 받은 게 있는데,그게 2안." 이에 총무과장은 "결재한 거야 장관님하고 저만 아니 바로 다시 올리지요"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 총무과장이 현재 청와대 '실무급'에서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박남춘 인사관리비서관이다. 현 정부의 첫 해수부 장관을 지낸 허성관씨의 경험담도 흥미롭다. "막상 장관이 되니 인사가 제일 부담이더라. 고심끝에 차관을 불러 '당신이 책임지고 직원 모두가 수긍할 인사안을 내라. 조건은 하나,특정학교가 잘 나간다는 소리가 나면 안된다'고만 하고 일절 간섭을 하지 않았는데 뒷말이 거의 없더라." 특정학교 운운은 최낙정 당시 차관이 고려대 출신임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그는 해양과 수산에 거의 문외한이었지만 무난한 인사로 조직관리의 역량을 인정받아 행자부 장관으로 중용됐다. 직원 인사는 부처내 관심사지만 장관 인사는 다수 국민의 관심사다. 합리적이고 역량있는 인사가 황우석 박사 파동 이후의 과학정책을,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남북의 공존과 발전 방안을,답보상태인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을,합리적인 국민복지대책을 각각 만들어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번 개각에는 몇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첫째,청와대가 최대의 성과중 하나라고 강조해온 당정분리 원칙에 대한 속내다. 여당의 현직 당대표가 대통령 아래,총리 아래,부총리보다 낮은 산자부 장관에 기용됐다. 앞으로 정부와 여당이 과연 자율책임하에 견제와 균형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까. 둘째,복지부장관은 사회부처 팀장,통일장관은 외교안보부처 팀장 등등으로 '팀플레이'를 강조했던 내각운용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종석 내정자,혹은 유시민 의원이 "내용적으로는 부총리급 역할"이라고 했던 팀장 장관을 이어받는 것인지. "그거야 그때 '대장'급 장관들이 왔었으니 그렇게 분류했던 거지. 이제는…"이라는 청와대 고위급 참모의 쉬운 설명이 본심이라면 참여정부는 앞으로 시스템을 논하기가 쑥스러워질 수 있다. 셋째는 유 의원이 결국 국무위원에 기용될 것인가이다. 등용 직전에 오기까지 유시민 장관 카드는 매우 정교한 과정을 거쳤다. 처음엔 '그럴 수도'하는 가능성 수준으로 나왔고,이후 총리의 언급을 거쳤으며,청와대도 은근히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였다. 유 의원 스스로도 다양한 형태의 발언으로 서서히 수위를 높이며 장관자리를 여론의 장에서 굳혀 왔다. 2월 말께로 예고된 추가개각에서는 별다른 '관전평'거리가 나오지 않도록 노 대통령과 인사관련 참모들이 각별히 신경쓰길 바란다. 허원순 정치부 차장 huhws@hankyung.com
  1. 1
  2. 2
  3. 3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1. 1
  2. 2
  3. 3
  4. 4
  5. 5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