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제2기 재건축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최근 강남구 청담·도곡 등 5대 저밀도지구 재건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데 이어 강동구 고덕지구 등 택지지구와 서초구 반포지구 등 일부 고밀도지구가 본격적인 재건축에 돌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추진된 저밀도지구 재건축이 서울지역 전반의 집값 상승을 주도한 터여서 향후 고밀도지구 재건축이 본격화할 경우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제2기 재건축' 시작


현재 서울지역에 남아있는 지상 5층짜리 저층 재건축단지는 강동구 고덕택지지구,강남구 개포택지지구,송파구 가락시영,강동구 둔촌주공 등이다.


1980년대 초 입주한 이들 단지는 그동안 서울시의 용적률 규제(200% 이하)와 층고 제한(12층 이하)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고 제한 완화를 추진하면서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고덕지구의 고덕주공1단지는 서울시로부터 평균 17.8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이미 이주까지 마친 상태여서 오는 2008년쯤에는 재건축이 완료될 것으로 조합측은 보고 있다.


안전진단을 통과한 고덕주공 2∼4단지도 지구단위계획 수립이 내년 초 완료될 예정이어서 조만간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강남구 개포지구에서도 재건축이 시작될 조짐이다.


일부 단지가 용적률(177%)을 수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용적률 상향을 추진 중인 송파구 가락시영,강동구 둔촌주공 등도 서울시의 수용 여부에 따라 진퇴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처럼 저밀도지구 재건축이 본 궤도에 진입할 움직임을 보이자 그동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지상 12층 전후의 중층 아파트로 구성된 서울시 내 13개 고밀도지구 재건축도 꿈틀거리고 있다.


사업 진행이 가장 빠른 서초구 서초·반포지구에선 삼호2차가 관리처분계획안을 통과시키고 조합원 이주 작업에 착수했다.


신반포5·6차 서초세종 등은 이미 사업계획승인을 받았고 삼호가든1·2차 반포우성 잠원대림 반포한양 등도 사업시행인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밖에 서초한양 서초금호 등은 건축심의 절차를 진행하며 뒤를 따르고 있다.



◆집값 불안 요인 될까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재건축에 나선 저밀도지구의 경우 재건축 착수가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따라서 이들 고밀도지구의 재건축 움직임도 집값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용적률 규제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만큼 급격한 시세 변동은 없을 것이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 1 대 1 재건축(기존 단지 가구 수만큼 재건축하는 방식)을 하는 고밀도지구의 경우 30평형대 1억원,40평형대 3억원의 분담금을 납부하는 것이 불가피해 실제 가격 오름세는 거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강남권에선 아파트 부지가 고갈된 만큼 재건축이 필요한 단지는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오히려 수급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