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설명 : 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의 한 중개업소 매물 게시판에 프리미엄이 없는(무피) 분양권 급매물 안내장이 붙어있다./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경기도 양주 남양주 등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아파트 분양권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수천 만원씩 붙었던 웃돈(프리미엄)도 하락세다.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인 분양가 이하 매물도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면서 매수자는 거의 전무하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수도권 동·북부 타격 심각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 양주시 삼숭동 X아파트 24평형의 대부분은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로 나와 있다.


인근 C공인 사장은 "정부가 2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중과키로 하면서 매물이 더욱 늘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의정부시 용현동 S아파트 1차 단지도 분양가에다 중도금 대출이자 정도만 얹어주면 매물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B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값이 평당 400만원이 안 되는 데도 매수세가 실종됐다"고 전했다.


남양주시 평내동 D아파트는 지난 7월 말 입주를 시작했지만 아직도 분양권 상태의 매물 수십 개가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W공인 관계자는 "계약금만 건지면 아파트를 그냥 내주겠다는 분양권 소유자들이 많다"면서 "전·월세도 안 나가다 보니 웃돈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남부도 마찬가지


투자 목적으로 인기를 끌던 수도권 남부지역의 아파트 분양권 역시 웃돈 호가가 급락하고 있다.


안산 신길 H아파트 1차는 최근 입주를 시작했지만 입주를 포기한 계약자들이 내놓은 급매물이 쌓여가고 있다.


로열층 33평형에 2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어 있을 뿐 비로열층은 분양가에 금융 비용만 얹어주면 살 수 있다.


인근 O공인 관계자는 "33평형은 프리미엄이 최고 3500만원까지 갔지만 이제는 이자 800만원만 얹어주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오산 원동 P아파트도 마찬가지다.


32평형 시세가 1억9000만원 정도로 분양가 수준이다.


군포시 산본동 I아파트 역시 입주를 미룬 채 분양권을 팔겠다는 급매물이 많다.


인근 K부동산 관계자는 "살고 있는 집을 처분하지 못해 입주를 미루는 집주인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전매제한 규제 때문에 분양권을 팔지도 못하는 아파트의 경우 프리미엄 하락폭을 가늠하기조차 힘든 형편이다.



◆분양권 급매물 왜 쏟아지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권 급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은 1차적으로 정부의 주택담보대출 제한 조치 때문이다.


담보 대출이 사실상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됐기 때문에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경우라면 새 아파트 입주 시기에 중도금 대출을 주택담보대출로 전환할 수 없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 중 상당수가 자금조달 창구로 담보 대출을 적극 활용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기 때문에 대출제한 규제가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정부의 각종 규제로 시장 분위기가 침체되고 있는 점도 한몫 하고 있다.


자칫 입주 시점에 웃돈은커녕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분양권 상태에서 적극 매도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산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주택 관련 세금이 크게 늘어나는 점도 분양권 소유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다.


서욱진·조재길·이상은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