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임대아파트에 살면서 임대료조차 못 내는 저소득층이 크게 늘고 있다. 23일 대한주택공사가 '임대아파트의 임대료 및 관리비 4개월 이상 체납가구'를 조사한 결과 임대료 체납률이 작년 1분기에는 3.0%였으나 올 1분기에는 3.8%로 1년 만에 0.8%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5월 말 현재 체납률도 3.8%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체납자들은 주공과의 임대차계약에 따라 4개월 이상 체납되면 건물명도 소송을 당하고 체납 6∼9개월이 지나면 법원으로부터 확정판결을 받아 집을 비워야 한다. 이런 체납가구 수는 작년 말 사상 처음으로 1만가구를 돌파한 데 이어 5월 말 현재 1만2500가구를 기록 중이다. 특히 '서민 중의 서민'이 살고 있는 영구임대아파트의 경우 체납률이 작년 1분기 3.9%에서 지난 5월 말 현재 4.4%로 급상승세다. 연도별로 보면 지난 2002년 3.0%였다가 2003년 3.5%,2004년 3.7% 등으로 임대료 체납 가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국민임대아파트의 체납률은 작년 1분기 1.2%에서 지난 5월 말 1.9%로,5년 공공임대아파트의 체납률은 같은 기간 2.4%에서 4.2%로 각각 급증했다. 임대료 체납가구 현황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서울에서 총 5만7619가구의 임대아파트 세입자 가운데 3013가구가 임대료를 내지 못해 5.2%의 최고 체납률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인천(4.9%) 강원(4.8%) 경남(4.6%) 전북(4.1%) 등의 순으로 체납률이 높았다. 주공 임대관리처 관계자는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월 10만~20만원인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서민 가구가 늘고 있다"면서 "강제 퇴거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한 해 100여가구씩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