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반분양가를 과다책정한 재건축 시공사에 대한 세무조사 방침을 밝히자 강남권 아파트값의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그러나 재건축조합들은 세무조사 엄포에도 불구하고 이미 책정해 놓은 일반분양가를 그대로 밀어부칠 태세고,강남권 아파트값도 하락세로 반전됐다고 보기는 힘들어 약효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조합들 고(高)분양가 밀어붙이기로 당장 세무조사의 타깃이 될만한 곳은 서울시 4차 동시분양에 나오는 강남구 도곡주공 2차와 송파구 잠실주공 2단지다. 다음달 초 청약을 받는 4차 동시분양에는 이들 단지 외에 송파구 잠실시영,강동구 강동시영 1단지,강서구 화곡2주구 등이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이들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분양시기를 5차로 연기했다. 4차 동시분양에 나오는 단지들은 정부의 세무조사 방침과 관계없이 기존의 분양가를 그대로 적용키로 했다. 잠실주공 2단지 조합은 평당 1천4백70만원(12평형),1천9백4만원(24평형),1천9백69만원(33평형)의 일반분양가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도곡주공 2차는 23평형과 32평형의 평당 분양가를 2천만원으로 정해놓고 있다. 잠실주공 2단지 시공사 관계자는 "관리처분총회를 다시 열어 분양가를 하향 조정할 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이 자신의 분담금이 늘어나는 결정을 하지도 않을 것으로 본다"며 "세무조사가 염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합측은 기존 분양가를 그대로 밀고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도곡주공 2차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도 "시범케이스에 걸릴 가능성을 염려해 여러 차례 관계자 회의를 열었지만 분양가는 조합에서 결정하는 일이어서 시공사가 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남권 가격 상승세는 주춤 지난 주말부터 강남권에선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에이스공인 조병희 대표는 "개포주공 저층단지는 1천만원 정도 하락한 호가에 매물이 나오고 개포주공 고층단지에선 매수세가 끊겼다"며 "가격이 본격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강남구 대치동 금탑공인 관계자는 "매도호가는 유지되고 있지만 매수세가 끊겨 거래는 없다"며 "지금 사면 꼭지라는 생각에 실수요자들이 매수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동 중앙공인 정찬일 사장도 "단기간에 가격이 너무 올라 살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