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이 마무리됨에 따라 이제 관심은 차기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오는 18일 열리는 추기경 비밀회의(콘클라베)에 쏠리고 있다. 로마 교황청 시스티나 성당에서 열리는 콘클라베에는 교황 선거 투표권을 가진 80세 이하의 추기경들이 참여하는데 현재 이 기준을 충족하는 추기경은 총 1백17명이다. 그러나 필리핀의 제이미 신 추기경의 경우 건강 악화로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1백16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18일 오전 미사를 드린 후 콘클라베를 열고 투표를 시작하게 된다. 역대 가장 빨리 끝난 콘클라베는 지난 1939년으로 이틀만에 피우스 12세를 교황으로 선출했다. 서거한 요한 바오로 2세의 경우 1978년 3일간 총 8번의 투표끝에 교황에 선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력한 후보들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콘클라베에서 사전운동 등 금지규정을 어기면 파문을 당하지만 일부 추기경들이 사실상 "선거 운동"으로 비칠 수 있는 활동을 시작해 논란이 일 정도로 후보들간 경쟁이 치열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유력 후보인 이탈리아 제노바의 라트시시오 버톤(70) 추기경이 성베드로 성당에서 연일 교황 추모객들을 맞고 있으며,TV와 기자들 앞에서 자신의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또 요한 바오로 2세의 최측근인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도 추모객들을 맞아 머리에 성호를 그어주는 등 지난 몇 주 전부터 외부활동이 빈번하다. 베네치아의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은 "교황청은 이슬람 세계에 대해 더 개방적이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이름 알리기로 나섰다. 한편 이번 콘클라베에서는 교황이 선출됐을 때 성당의 굴뚝으로 흰 연기를 피워올리는 전통적인 방법 이외에 종도 함께 울리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