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갈 때 더 긴장한다'' 복사기 프린터 메이커인 일본 캐논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릴 것이 확실한 상태에서 인사·급여제도를 슬림형으로 확 뜯어고쳐 화제다. 캐논은 오는 4월부터 일반사원의 정기승급제를 없애기로 최근 확정했다. 기본급 이외의 각종 수당도 몽땅 폐지된다. 불황으로 사업환경이 악화되면서 국제경쟁이 급속도로 치열해지는 것에 대비,실력 제일주의의 인사·급여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포석이다. 적용대상은 23개 계열사의 3만6천여 사원이다. 이 회사는 경력과 연령에 맞춰 8단계로 나눠진 현재의 기본급 체계를 5단계로 축소하고 정기승급제 폐지로 절약되는 인건비는 기본급과 상여로 돌리기로 했다. 정기승급에 따른 추가임금이 전체 인건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에 달한다. 수당 폐지로 기본급은 높아지지만 상여를 철저한 성과급제로 운용,우수한 인재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현재 1.4배인 입사 동기 사원의 임금 격차가 앞으로는 1.8배까지 넓어지게 됐다. 일본언론은 캐논이 대규모 이익을 올린 상태에서 개혁을 단행한 배경을 주목하고 있다. 캐논은 3월 말 결산에서 사상 최고인 1천6백억엔 이상의 당기순익을 기록할 것이 확실,종신고용 등 일본적 경영시스템의 모델기업으로 꼽혀 왔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