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서울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민영미(35)
씨가 입원 4일만인 29일 오전 퇴원해 집으로 돌아갔다.

치료비는 전액 현대상선에서 지불했다.

민씨는 성남 집에 머물면서 2~3개월동안 2주에 한차례씩 병원을 오가며
신경과와 정신과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날 오전 10시40분께 남편 송준기(38)씨의 팔짱을 끼고 병실을 나온
민씨는 별다른 이상이 없어 보였지만 불안한 표정에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민씨는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며 "북한에서 시키는대로 강제로 자술서를
쓴만큼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달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성남 집 앞에 도착한 민씨는 다리 힘이 풀린 탓인지
혼자 걷지 못하고 경찰관의 등에 업혀 집안으로 들어갔다.

주치의 김성윤(40)박사는 "오른쪽 팔과 다리에 약간의 저림증세를 보이는
것을 제외하곤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두세달 정도 충분한 안정을
취하면서 외래진료를 계속 받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민씨는 억류경위 등에 대해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로 퇴원 전날 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당간호사는 "민씨가 2시간 정도 밖에 잠을 자지 못하고 악몽에 시달렸다
고 해 수면제를 줬다"고 말했다.

민씨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금강산에서 자신을 억류한) 그 사람들을
생각하면 치가 떨리지만 금강산의 유려한 광경은 장관이었다"며 "언제든지
다시 한번 가고 싶다"고 말했다.

< 최승욱 기자 swcho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