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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칼럼] 국제단기자본 이동의 규제 .. 최생림 <교수>

최생림 < 한양대 교수. 경영학 >

외환거래가 자유화됨에 따라 국제단기자금의 투기적 거래에 대한 우려가
높다.

투기적 거래는 시장을 교란시키고 자산가격과 환율을 급변시킬 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물가를 자극하고 경제정책의 효율성을 크게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도 흔히 있기 때문이다.

투기적 거래에 대한 규제는 논의만 무성할 뿐 국제적인 공동규범이 가시적
으로 제시되지 않고 있다.

투기자들에 대한 대응방법에는 다음 네가지가 있다.

첫째 자본 통제, 즉 자본거래를 규제하는 방법을 들수 있다.

이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기는 하나 국제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이다.

둘째 외환거래에 대해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법이 있다.

이 조치는 "국제금융의 바퀴에 모래를 뿌리는 짓"이라고도 한다.

세금이 부과되면 거래비용이 증가하고 거래빈도가 줄어들게 돼 결과적으로
투기를 억제하게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외환을 매입하는 금융기관들이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무이자로 예금
하도록 하는 조치다.

이는 실질적으론 외환거래에 대한 세금과 같다.

이 조치의 목적은 외환시장 속도를 늦춰 정부가 통화가치를 조정할 시간을
벌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넷째 자본과정이다.

모든 금융기관의 순 외환포지션에 대해 8%의 자본을 과징하자는 방안이
바젤의 은행감독위원회에 의해 제안된 바 있다.

그러나 이 방안은 감독이 가능한 은행들과 투자기관들 외에는 적용하기가
불가능하다.

이 방법을 건전성 대책으로 사용하는 것은 좋으나 시장거래량에 대한 통제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비판이 강하다.

첫번째의 자본통제를 제외하고는 세번째 방법이 현실적이다.

그러나 이 방법을 적용하는데 있어 오늘날과 같은 기술과 금융의 발달하에서
는 이러한 세금을 부과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또 이 방법을 적용함으로써 유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져 투자자들이 적기에
원하는 외환을 거래할 수 없게 된다면 단기적인 투기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국제투자조차도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방법이 효과를 거두려면 전세계의 모든 국가들이 이를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감독과 통제의 사각지대인 조세회피처에서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다.

단기자본이동 규제가 실효를 거두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규제 자체를 반대하는 논리도 만만치 않다.

헤지거래자와 투기거래자를 구분한다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투기거래뿐만 아니라 국제투자와 무역거래도 규제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또 외환거래를 규제하면 이를 곧바로 단기금융거래로 전환해서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

규제대상은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규제당국은 시장을 뒤쫓아가는 형국이다.

현재 국제수준의 규제논의는 다분히 변죽만 울리는 격이다.

투기성 단기자금의 이동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국가간에 교환하고 이들에게
자금을 융자해주는 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규제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헤지펀드를 포함하는 기관투자가들은 일반적으로 은행보다 규제나 감독을
훨씬 덜 받고 있는데 이를 직접 규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

근본적으로 외환시장이 발달하지 못해 폭과 깊이가 없다.

따라서 외부의 투기적 공격에 취약하고 또 규제가 도입되는 경우 가뜩이나
미미한 유동성이 그나마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에 틀림없다.

국내시장을 규제해도 NDF 같은 역외시장과 해외거래소(CME 등)를 통한
파생거래 기회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시장주의 신봉자들조차도 환율을 시장에만 맡겨 놓기에는 너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루 평균 1조5천만달러를 상회하는 세계 외환거래의 대부분이 국제교역과
무관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바람직한 거래가 아니라는 점,
그리고 건전하지 못한 거래를 상당히 줄인다 하더라도 국제금융거래 질서의
틀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그러나 통신과 금융수단의 발달은 규제수단의 발달보다 훨씬 약고 빠르다.

개별 국가의 노력보다는 국제적 협조와 조정이 강력히 요구되는 문제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4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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