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것도 경영전략이다.

외국기업들은 적절한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외형보다는 수익성 추구로 경쟁력을 다져가고 있다.

국내 기업이 벤치마킹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요소다.

<> 안전경영은 기본 =메트라이프생명보험은 부실채권비율이 제로다.

전용상 사장은 "계약자의 돈으로 투자하는데 2~3%의 수익을 더 내려다 큰
화를 부를 수 있다"고 말한다.

신용대출을 할 경우 미국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가능하며 자산운용도 안정성
위주다.

부동산에 투자하지 않으며 국공채 등 안정성이 높은 상품을 편입한다.

철저한 위험관리다.

GE코리아는 지난 97년9월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을 감지, 원화로 받아야 하는
매출대금을 선물환시장에서 모두 달러로 헤지해 막대한 환차손을 예방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모토로라는 자기감사라는 위험관리 방식을 도입해 성공한 경우다.

6시그마라는 무결점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6시그마란 회사전체의 품질개선이 목적이며 백만개의 제품중 불량품이
3~4개이하로 나올 통계적 수치를 가리킨다.

제조공정의 관리자가 그 공정의 주인이 돼 공정의 각 단계를 지속적으로,
일상적으로 감사하는 것이 주된 위험관리.

자기 공정에 대해서는 경영자와 같은 권한과 책임을 짐으로써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능동적으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했다.

이에따라 회사전체의 6시그마 목표를 달성했다.

전체 수입이 두배 이상 늘어났으며 주가도 네배 이상 껑충 뛰는 효과를
거뒀다.

아더 앤더슨 코리아의 고재범 시니어 컨설턴트는 "전세계적으로 위험관리를
환율이나 주가변동에 대응하는 재무적인 위험관리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진기업들일수록 경영상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의 위험에 대해, 변화에
미리 대처하고 생존한다는 차원에서 적극 관리하는 경영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 빚 없고 수익성을 높이는 경영추구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 및 금융기관
의 제1모토는 "부채는 줄이고 이익은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제지업체인 보워터는 한라제지를 인수한 직후 대대적인 부채비율축소
에 들어가 눈길을 끌었다.

부채를 다 털어낸다는 전략이었다.

납품업체의 1백만원짜리 부채까지 갚아버려 보워터한라제지의 신용도가 한층
높아졌다.

거래은행 지점장들이 찾아와 대출을 받아가도록 하소연할 정도라는 것이다.

금리가 급등해 금융경색이 오더라도 전혀 빚부담 없는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다.

다국적 기업들이 중시하는 또 하나는 수익중심의 경영이다.

국내 기업처럼 적자를 내더라도 외형키우기에 치중하지 않는다.

삼성제약의 에프킬라 사업을 인수한 한국존슨은 고객들을 일일이 설득하면서
까지 덤핑에 의존하던 에프킬라 제품의 가격을 정상화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외국기업들이 수익성 추구를 위해 활용하는 잣대는 EVA(경제적 부가가치)
경영이다.

주로 미국의 대기업들이 EVA경영에 나서고 있다.

AT&T, 코카콜라, 이스트만 케미컬, GE, 펩시, 메릴린치 등이 EVA경영을
도입했다.

전통적인 시장점유율이나 ROE(자기자본이익률)등 회계상의 수익성과는 다른
개념이다.

ROE가 세후 당기순이익 등 이익에 기초한 것이지만 EVA경영은 영업활동에
따른 기업의 현금흐름에 포커스를 둔 경영이다.

기업 본연의 영역인 영업에서 이익을 창출하자는 게 목표다.

손익계산서의 이익만 아니라 투자한 자본의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는 것이다.

기업의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중 빌려온 타인자본에 대한 금융비용과
법인세,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기대수익(배당)까지 제외해 순수한 현금흐름
의 증가(부가가치)를 따지는 가치경영이다.

메릴린치증권의 한 관계자는 "이처럼 EVA를 중요시하는 상장사가 미국 주식
시장에서 투자유망종목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