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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학급 회장제

"요새 초등학교 반장 선거는 대단하다고 한다.

반장 선거도 민주주의 사회의 생활모습을 익히는 하나의 학습 활동으로
볼 수 있으니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선거의 형식을 갖춘다.

정견발표도 있고 찬조연설도 있으며 득표활동도 있다 한다.

득표활동을 위해 학용품을 사준다는 이야기가 있고, 어떤 경우에는 뷔폐
식당에까지 선심관광을 간다 한다.

자기 어린이가 반장에 당선되면 그 부모는 반드시(?) 학교에 가서 인사를
해야 한다고 한다.

..(중략)...

어떤 교사는 반장 선거가 있기 전에 "반장이 될 아이의 조건은 무얼까?
노래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하면서 마음에 둔 어린이에 대한 사전
불법 선거운동(?)까지 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교장을 지내고 현재는 모 여대의 교수로 있는 이귀윤씨가 쓴 책,
"열린 아이들 닫힌 학교"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책이 지난해 출판됐으니 반장 선거 얘기가 먼 옛 것은 분명 아닐 것이고,
하여튼 교사와 학부모까지 가세하는 학급 반장선거의 타락상(?)에 서글프다는
생각이 앞선다.

이 "학급 반장제"가 올 1학기부터 서울시내 초 중 고교에서 사라지고 대신
"학급 회장제"가 운영된다 한다.

반장제가 일제의 잔재인데다가 그동안 상당수의 학생들에게 열등감을
심어주고 또 반장이 학생의 봉사자이기 보다는 담임교사의 보조가 역활을
해와 비민주적, 비교육적이란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란다.

이에따라 앞으로는 일주일 또는 한달 혹은 분기 단위의 윤번제 학급 회장
부회장을 직선으로 뽑는다.

성적과 관계없이 누구나 출마 할 수 있으나 연임은 할 수 없다.

공부 못하는 학생도 학급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 한다.

제도변경의 이유가 그럴듯 해 보이지만 반장이건 회장이건 간에 학급에서
그들이 실제로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많지않다.

더 많은 학생들이 봉사정신을 배우게 하려면 차라리 일일당번이나 주번이
반장역활까지 함께 맡는게 더 교육적이란 생각된다.

윤번제 학급회장제가 도입되는 것이 감투 좋아하는 우리네 어른들의 정서
때문은 아닌지.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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