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당진에서 32번국도를 타고 서산시내를 거쳐 태안방향으로 접어들면
곧바로 4차선 국도확장공사 현장을 지나게 된다.

충남 내륙에서 태안반도를 연결하는 유일한 대로이다.

또하나의 도로공사 현장이 있다.

태안반도 허리에 해당하는 남면 당암리에서 서산간척지 B지구 근처인
원청리를 잇는 지방도로 확장공사다.

32번 국도는 내년말, 지방도로는 2001년말 각각 준공예정이다.

태안군은 공사중인 국도와 지방도로가 준공되면 교통오지의 멍에에서 일단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도는 서울이나 인천을, 지방도로는 대전권역을 2시간이내에 연결하는
양대축이기 때문이다.

태안군은 외곽연결도로 뿐 아니라 굴곡이 심한 리아시스 해안의 특성인
교통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군내 도로확장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태안반도 북단인 이원면 내리에서 남단인 고남면 영목을 연결하는 1백22km의
해안관광도로, 영목~보령간 연육교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도로망이 확충되면 교통불편으로 느끼는 심리적 거리감이 해소돼 투자자들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태안반도를 더욱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국도와 지방도로가 준공되는 2000년에 가면
태안일대가 수도권 일원의 용인 광주 양평 파주지역에 버금가는 전원주택지나
주말농장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안이 주목받을 수 있는 재료는 크게 두가지다.

땅값이 싸다는 것과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녹산부동산 박종석 대표는 "태안반도에서 전원주택을 짓거나 투자용으로
쓸만한 땅은 3만~5만이면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도로를 접하지 않거나 바다가 보이지 않는 내지의 땅은 1만~2만원에도
구입할 수 있다.

반면 태안읍내에서 가까운 근흥면과 소원면사이의 바다가 보이는 준농림지는
6만~10만원으로 비싼편이다.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지역의 준농림 가격도 A급지의 경우 6만원에서부터
시작된다.

바다나 호수가 보이는 지역이라도 급매물로 나오는 물건은 3만5천원을
넘으면 투자메리트가 없다.

태안 땅의 80%정도는 외지인들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조건만 맞으면
투자용 물건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는게 부동산 업소들의 공통된 얘기이다.

태안땅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남면이다.

남면은 서산간척지 B지구와 접해 있으며 안면도로 접어드는 길목이다.

태안지역 주민들이나 투자자들은 농장으로 이용중인 서산간척지 B지구의
용도변경 여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용도가 전환되면 간척지 주변지역의 땅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심리 때문이다.

또 국제관광단지로 개발될 안면도는 대부분 국공유지로 이뤄졌기 때문에
단지개발이 본격화되면 안면도보다 오히려 남면일대의 부동산 가격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면의 땅값이 앞으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과 맞먹을 것으로 내다보는 업소도
있을 정도다.

태안이 관심을 끄는 또하나의 이유는 빼어난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31개의 해수욕장과 점점이 뿌려진듯한 호수, 안면도의 해송및 자연휴양림,
해안국립공원, 풍부한 수산자원 등 자연에 흠뻑 젖을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자연조건을 토대로 충남도와 태안군은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안면도에는 1백38만7천평규모로 국제관광지 개발사업이, 원북면 신두리에는
6만8천5백평규모의 리조트 관광단지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다.

2002년 안면도에서 국제꽃박람회가 끝나면 박람회장인근인 꽃지도 관광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태안은 교통이 불편한 탓에 아직은 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지인이 태안땅의 80%정도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장차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 때문이다.

태안반도를 현재보다는는 미래의 땅으로 보고 있다는 반증인 셈이다.

< 태안 = 김호영 기자 hy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