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공식스폰서들의 신경을 곤두서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매복
(Ambush) 마케팅"이다.

덤불속에 숨어있다가 지나가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것처럼 남의
잔치에 편승하는 판촉기법을 말한다.

88서울올림픽에서 코닥필름이 후지필름에 톡톡히 골탕먹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

공식스폰서는 코닥이었지만 이 회사는 후지의 교묘한 끼여들기 수법에
곤욕을 치러야 했다.

후지는 "공식스폰서"란 표현은 쓰지 못했지만 "서울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펼쳤다.

또 주요경기장면을 곧바로 CF로 제작, 방영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시청자들은 누가 스폰서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코닥은 뜻밖의 무임승차 기법에 놀라 허둥댔고 공식스폰서로서 얻는
프로모션 효과를 상당량 후지에 넘겨줘야 했다.

98프랑스월드컵에서도 매복마케팅은 뜨거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FIFA와 마케팅대행사인 ISL은 최근 전세계 2백여개 기업에 대회기간중
매복마케팅을 자제해 달라는 협조공문을 보냈다.

특히 요주의 기업으로 의심받는 데는 나이키와 펩시콜라.

나이키는 이미 베를린마라톤에서도 독특한 매복마케팅 기법으로 화제에
올랐다.

TV카메라가 비추는 마라톤코스 곳곳에 특정선수를 응원하는 광고판을 세운
것.

마라톤의 "마"자도 안들어갔지만 나이키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 회사는 프랑스월드컵에서도 동일한 전략을 구사키로 하고 2년전 주요
옥외광고 장소의 매입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펩시콜라는 데이비드 베컴(영국), 파올로 말디니(이탈리아) 등 인기 축구
스타들로 자체 축구팀 "팀펩시"를 구성, 전세계적으로 광고 및 이벤트를
펼칠 계획이다.

문제는 조직위원회가 매복마케팅을 단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데 있다.

FIFA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광고나 프로모션때 공식스폰서라는 용어를
못쓰게 하는 정도다.

결국 이번 월드컵에선 각국의 축구대결 못지않게 기업의 매복마케팅을
위한 아이디어 싸움도 볼만해 질 전망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