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실업시대를 직업훈련으로 넘긴다"

직업훈련기관이 IMF시대에 각광을 받고 있다.

요즘에는 직장에서 해고당한 실업자들이나 취업전쟁에서 낙오된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취업난속에서도 1백%에 가까운 경이적인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직업훈련학교에 대한 관심이 새삼 증폭된 탓이다.

올 신입생 모집에 한창 바쁜 직업훈련기관들은 연일 쇄도하는 문의에
정신이 없을 정도다.

예전과는 달리 올해에는 전문대졸업 이상의 학력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일종의 학력파괴현상까지 동반하고 있는 것이다.

졸업은 했지만 일할 자리를 구하지 못한 이들에게 직업훈련기관은
재출발을 위한 새로운 시발역이 되고 있다.

한마디로 기술과 기능습득앞에는 고용불안이란 설 자리가 없다는
신념에서다.

이처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직업훈련기관은 훈련주체에 따라 크게
공공기관과 사업내직업훈련원 인정직업훈련원으로 나뉜다.

공공기관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산하의 기능대학과 직업전문학교,
지방자치단체의 직업훈련기관, 대한상공회의소의 직업훈련원이 대표적이다.

특히 공공훈련기관은 교육비가 전액 무료라는 장점이 있다.

갑자기 해고를 당한 실업자들이 몰리는 것도 이래서다.

사업내직업훈련원은 기업이 필요에 따라 자체 직업훈련이나 위탁훈련을
실시하는 곳이다.

인정직업훈련원은 노동부장관이 시설이나 장비가 직업훈련에 적합하다고
인정한 민간기관으로 공공기관이나 사업내훈련원이 포괄하지 못한
직종분야를 담당한다.

현재 올 신입생 모집을 하고 있는 직업전문학교는 이달 중순이나 말까지
원서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사업내훈련원이나 인정직업훈련원들도 한창 훈련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고실업시대를 헤쳐 나가는 첨병, 직업훈련기관을 소개한다.

[[ 기능대학 ]]

기능대학은 직업전문학교보다는 한단계 수준이 높은 직업훈련을
실시한다.

전국에 18개소가 있는 기능대학은 교육관계법에 의한 전문대학으로
인정받아 학위과정인 "다기능기술자" 과정을 중심으로 교육한다.

물론 기본 직업훈련도 함께 이뤄진다.

다기능기술자과정이란 관련분야의 2개이상 직종에 대한 기능과 지식을
익혀 생산 전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고급산업인력 양성과정이다.

이 과정을 졸업하면 전문대학의 전문학사학위와 동등한 산업학사학위를
받게 된다.

교육기간은 2년.입학자격은 고졸이상 학력을 가진 자로 성별이나 연령
제한이 없다.

교육훈련 비용의 일부를 국가가 지원하기 때문에 본인부담은 연간
62만5천원이다.

직업훈련과정을 수료하면 다기능기술자나 기사2급 기능사1급 등
국가기술자격 취득이 가능하다.

이와함께 생산현장의 중간관리자를 육성하는 "기능장" 과정도 야간
1,2년 과정으로 운영한다.

특히 지난해말부터 급증한 실업자들이 창업이나 재취업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창업훈련 실직자재취업훈련 사회적응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한편
재직근로자를 위해서는 고용유지훈련 직업전환훈련 등을 1,2주내지
3개월 과정으로 개설해 연간 4만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훈련하고 있다.

현재 기능대학에서 가르치는 직종은 25개학과.

생산자동화 메커트로닉스 정보통신 등 첨단기술분야가 개설돼 있다.

이에따라 기업들의 선호도도 높아 올 2월 졸업예정자중 취업대상자
2천5백20명중 96.8%가 이미 취업을 완료했다.

구인요청인원도 취업예정자의 2.1배인 5천2백45명에 달할 정도였다.

기능대학은 특히 9백50여명의 재직교수 대부분이 석.박사나 기술사 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을 소지해 고도의 기술 및 실기지도가 이뤄지는 것도
장점이다.

청주기능대학 박종문 교무과장은 "기능대학에서는 실험실습위주로
교육훈련을 실시한다"며 "산업현장에서 원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전원 취업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 직업전문학교 ]]

노동부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전국 각지에서 21개 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직업전문학교란 산업구조조정과 고용보험제도 도입에 따른 직업훈련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설립된 학교이다.

이 곳은 주로 "기능사" 양성 과정을 교육한다.

기술집약적인 산업사회의 생산현장에 즉시 투입돼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배출하는 것이다.

교육기간은 보통 1년으로 입학자격에는 남녀나 연령 학력제한이 없다.

정부의 보조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교육비도 전액 무료라는 장점이
있다.

재취업을 위해 기술을 배우려는 실직자들에겐 희소식이다.

주요 훈련직종은 정밀기계가공 전기제어 건축의장 도자기공예 인쇄
자동차정비 기관정비 귀금속공예 건축시공 컴퓨터 산업디자인 도장
특수용접 전기공사 가구제작 등 35개 기능사 과정이다.

1년간의 훈련과정을 이수하면 대개 기능사2급 자격증을 따게 된다.

졸업자에게는 필기시험이 면제되는 혜택도 주어진다.

물론 개개인의 노력여하에 달려있다.

원하는 졸업자는 기능대학 특별전형에 응시할 수도 있다.

올해부터는 주부를 위한 단기 특별직업훈련과정도 운영된다.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각 학교에 따라 귀금속공예(이리) 사진제판(인천)
목공예(강릉) 실내디자인(인천 순천) 생산가공(원주 순천) 전자기기
(한독부산 인천 한백창원) 전력전자(이리 순천) 등의 과목이 6개월
과정으로 개설 운영되고 있다.

이리직업학교관계자는 "부업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주부들이 많이
신청했다"고 말했다.

직업전문학교의 자랑은 1백%에 달하는 높은 취업률.

졸업자들에게는 취업알선을 통한 사후 지도가 철저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극심한 취업난에도 이 곳만은 취업걱정이 없는 무풍지대라는
점을 자랑한다.

이달 중순까지 실시하고 있는 98년도 신입생모집에 전문대이상
졸업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현상도 이래서다.

지난해 전문대졸 이상 지원자가 1명도 없던 강릉직업전문학교에는 올해
대학원졸 1명, 대졸 8명, 전문대졸 15명 등 26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 지자체 훈련기관 ]]

지방자치단체의 직업훈련기관도 알아둘만하다.

서울시의 경우 5개소의 직업훈련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경기도에 3개소, 경남에 1개소가 설립돼 있다.

이들 기관 역시 교육비는 전액 무료.

해당 지자체에 주민등록된 14세이상인 사람이면 학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보통 야간 6개월,주간 1년의 직업훈련과정이 운영된다.

주로 실시되는 직종은 그래픽디자인 가구제작 목공예 보일러 봉제
양식조리 고압가스기계 자동차정비 스크린인쇄 전기공사 전자기기 정보처리
특수용접 내선공사 등이다.

여성들을 위해 설립된 서울의 남부여성발전센터와 한남여자직업전문학교는
양장 한복 미용 수자수 기계편물 정보처리 과목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주간 1년과정을 수료하면 기능사2급시험에 대해서 필기시험을
면제받는다.

따라서 수료하면 보통 1개이상씩의 자격증 취득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서울 상계직업전문학교의 경우 지난해 60%이상이 기능사 2급자격증을
땄고 기능사보자격증은 90%이상이 취득했다.

IMF 한파로 취업률이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올 2월 졸업생의 경우
60~70% 가량이 이미 취업한 상태다.

서울 상계직업전문학교 이근환 총무과장은 "미취학청소년뿐만 아니라
기능을 습득하려는 중년층 실직자들의 지원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한상의 직업훈련원 ]]

대한상의도 공공직업훈련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상의가 설립한 훈련원은 광주 부산 인천 경기 군산 홍천 옥천 공주 등
모두 8개소이다.

상의 직업훈련원의 특징은 첨단분야의 전문기술과 고도숙련기능을
겸비한 정예 산업인력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

이를위해 공장자동화 CAD/CAM 전기계측제어 등 21개 첨단 직종분야를
집중 교육하고 있다.

교육훈련방법도 기초 전문 심화 3단계로 구분해 실기위주 교육훈련을
중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학습성과를 극대화하기위해 멀티미디어실을 구축하기도 했다.

이같은 양성과정을 통해 연간 4천3백20명이 직업훈련을 받고 직무능력
향상과정에도 4천6백60명이상이 교육을 받는다.

공공훈련기관인 이곳 역시 교육비가 전액 무료다.

희망자에 한해서는 기숙사도 제공한다.

성적우수자는 수료후 해외전공연수를 떠날 수 있는 기회도 준다.

97년 졸업생 1천4백69명중 군입대자를 제외한 취업대상자 1천2백91명이
모두 취업해 1백%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올 신입생모집에 고학력자 고령자가 많이 지원하고
있다.

광주직업훈련원 김용복 교무과장은 "군필자 비율이 45~50%에서 60%대
이상으로 올라갔고 전문대졸 이상 지원자도 10%에서 올해는 20% 가량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