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는 규제파괴시대] (2) '경제력집중 규제'..A그룹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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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사업정리와 고수익사업 진출"
수년째 자금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A그룹의 슬로건은 지난해부터 이랬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성과가 거의 없다.
자구노력으로 내놓은 부동산 등이 팔리지 않아 한계사업이 정리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신규사업 기회를 눈을 뜬 채 놓치고 말았다는
점이다.
최첨단 부가가치통신업의 합작을 제의해온 미국인들도 돌려보냈고 신업태
유통업 진출 기회도 포기하고 말았다.
경제력집중 억제 정책의 출자총액제한에 묶여 투자할 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력계열사인 B사가 "순자산 25% 이내"라는 출자총액제한에 걸려 자금지원
을 할 수 없는 형편이었던 것이다.
각 그룹이 수익구조개선을 앞다퉈 선언하고 있지만 새 사업을 벌이기는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경제력집중 억제 정책이 사업구조조정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의 부작용은 또 있다.
지난 94년 순자산의 40%에서 25% 이내로 더 강화된 출자총액제한을 예로
들어보자.
당시에도 재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안정적인 지분 확보가 불가능해져
장차 M&A(기업인수합병)가 활성될 경우 "사냥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올들어 발생한 한화종금이나 대농 등의 경영권분쟁에는 이런 원인도 작용
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대기업들이 특별한 경영상의 목적없이 오너의 탐욕에 의해 수직,
수평으로 기업을 키워가는" 혼합결합을 막아보겠다는 정부의 경제력집중
억제 규제는 "제대로 키워야할 기업은 키우지 못하고 기업의 경영에 걸림돌
로만 작용하고 있다"(전경련 관계자)는 얘기다.
특히 규모만 문제삼고 있는 정책의 기본 시각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올해 2월에 발표한 미국 대기업들의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을 보면 자동차회사인 GM이 1천6백40억6천9백만달러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1백49조3천28억원(달러당 9백10원기준)으로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매출액 11조4천8백98억원의 13배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매출액 15조8천7백45억원도 미국 가전업체 GE의 매출액
7백91억7천9백만달러(72조5백29억원)나 컴퓨터업체 IBM의 매출액
7백59억4천7백만달러(69조1천1백18억원)에 비하면 4분의 1이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초대형 기업들과 전세계를 무대로 싸워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준으로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규제의 칼날을 드리대는 것은 국익차원
에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다는 지적이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
수년째 자금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A그룹의 슬로건은 지난해부터 이랬다.
성과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성과가 거의 없다.
자구노력으로 내놓은 부동산 등이 팔리지 않아 한계사업이 정리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신규사업 기회를 눈을 뜬 채 놓치고 말았다는
점이다.
최첨단 부가가치통신업의 합작을 제의해온 미국인들도 돌려보냈고 신업태
유통업 진출 기회도 포기하고 말았다.
경제력집중 억제 정책의 출자총액제한에 묶여 투자할 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력계열사인 B사가 "순자산 25% 이내"라는 출자총액제한에 걸려 자금지원
을 할 수 없는 형편이었던 것이다.
각 그룹이 수익구조개선을 앞다퉈 선언하고 있지만 새 사업을 벌이기는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
경제력집중 억제 정책이 사업구조조정의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셈이다.
경제력 집중 억제 정책의 부작용은 또 있다.
지난 94년 순자산의 40%에서 25% 이내로 더 강화된 출자총액제한을 예로
들어보자.
당시에도 재계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 안정적인 지분 확보가 불가능해져
장차 M&A(기업인수합병)가 활성될 경우 "사냥감"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었다.
올들어 발생한 한화종금이나 대농 등의 경영권분쟁에는 이런 원인도 작용
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대기업들이 특별한 경영상의 목적없이 오너의 탐욕에 의해 수직,
수평으로 기업을 키워가는" 혼합결합을 막아보겠다는 정부의 경제력집중
억제 규제는 "제대로 키워야할 기업은 키우지 못하고 기업의 경영에 걸림돌
로만 작용하고 있다"(전경련 관계자)는 얘기다.
특히 규모만 문제삼고 있는 정책의 기본 시각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올해 2월에 발표한 미국 대기업들의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을 보면 자동차회사인 GM이 1천6백40억6천9백만달러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1백49조3천28억원(달러당 9백10원기준)으로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매출액 11조4천8백98억원의 13배에 달하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매출액 15조8천7백45억원도 미국 가전업체 GE의 매출액
7백91억7천9백만달러(72조5백29억원)나 컴퓨터업체 IBM의 매출액
7백59억4천7백만달러(69조1천1백18억원)에 비하면 4분의 1이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초대형 기업들과 전세계를 무대로 싸워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준으로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규제의 칼날을 드리대는 것은 국익차원
에서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다는 지적이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