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제품의 품질경쟁력은 어느 수준인가.

업계 스스로는 품질경쟁력이 최근 들어 상당히 개선돼 경쟁국에 비해
상당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무역협회가 지난 상반기에 1천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67.2%가 경쟁국에 비해 우수하다고 보고있다.

비슷하다가 27%, 다소 열세가 4.7%, 크게 열세가 0.2%였다.

경쟁국에 비해 우수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인 것이다.

상품구조별로 보면 경공업(70.8%)이 중화학(64.8%)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았다.

품질개선 여부에 대해 57.7%가 개선되었다고 평가한 반면 불변이라는
견해도 35.2%에 달했다.

그러나 스위스 국제경영연구원의 평가에 의하면 우리제품의 가격대비
품질수준은 43개국중 최하위그룹에 속하는 36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가 2위, 홍콩 6위, 말레이시아 9위, 대만 20위, 인도네시아가
27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유럽시장에서는 가전제품의 경우 제품자체의 품질수준은 중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디자인이나 제품개발속도는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상품의 인지도가 미흡한 것이 문제.

예를들어 현대자동차의 원산지를 일본이라고 알고있는 소비자가 45%에
달하고 있다.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수출방식이 주류를 이루어 품질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산 TV VTR 전자레인지등의 품질이 일본산과 유사함에도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일본산보다 10~15% 낮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제품자체의 품질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것이 취약점이다.

브랜드 인식부족으로 세일용 상품으로 취급받고 있다.

한국산 가전제품은 고객유인을 위해 대대적인 바겐세일을 할때 단골메뉴
라는 것이다.

주요 품목별 품질경쟁력을 살펴보면 최근 우리수출의 견인차로 부상한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분야는 선진국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비메모리분야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품질경쟁력의 원천이랄수 있는 특허출원의 경우 선진국의 10분의1수준
에 불과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더욱이 반도체의 제조설비는 경쟁국인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장기적
으로 극복해야할 과제로 볼수 있다.

품질경쟁력의 기준이랄수 있는 불량률 역시 50PPM(백만개중에 50)이하를
유지하고 있으나 경쟁국인 일본(30PPM)에 상대적으로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품질면의 열세는 자동차 컬러TV등 중화학제품은 물론 신발 니트
제품등 경공업제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향후
시장유지및 확대에 장애가 될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6일자).